TPP 발효되면 일본에 한국 수출 잠식당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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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신문 송병형기자] 우리나라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누리던 혜택을 일본에게 잠식당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4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TPP가 발효된다면 비회원국인 우리나라의 경우 2030년을 기준으로 미발효시에 비해 수출은 1% 줄고, 국내총생산도 0.3%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TPP 회원국들이 누적원산지를 활용한 관세혜택을 부여받기 위해 비회원국인 우리나라 제품을 회원국인 일본산 제품으로 대체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 타격이 크다는 설명이다.
TPP가 발효되면 회원국 간에는 소비재 수출 비중과 중간재 수입 비중이 미발효시에 비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한국은 중간재 수출 비중이 높다. TPP 발효시 일본에 의한 우리나라의 피해가 예상되는 배경이다.
일본은 중장기적으로도 우리나라에 피해를 입힐 전망이다. 일본은 TPP 회원국에 대한 투자규모가 크다. 일본이 TPP 역내 생산 네트워크를 강화할 경우 생산력을 더욱 높일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우리 기업의 경쟁력은 약화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역내에서 TPP에 참가하지 않은 나라 중 중국은 우리나라보다는 타격이 크지 않을 전망이다. 2030년을 기준으로 GDP는 0.1% 줄어들지만, 수출은 0.2% 증가한다는 분석이다. 태국은 GDP가 0.8% 감소하고, 수출 또한 1.6% 감소해 우리보다 피해가 클 전망이다. 반대로 대만은 GDP가 0.2% 늘고, 수출도 0.8% 늘 것이란 전망이다.
이같은 국가별 차이는 TPP로 인한 무역전환효과보다는 무역창출효과가 더 크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서다. 회원국 사이에 체결된 기존 양자 FTA의 장벽을 TPP가 해소해 주는 역할을 함으로써 비회원국인 중국과 대만으로부터의 수입이 더 늘어날 것이란 설명이다.
한편, 일본은 우리나라로 인한 혜택 이외에도 TPP 지역에 대한 시장접근 개선효과와 미국을 제외한 다른 회원국들의 자동차 시장 조기 개방 등으로 인해 수출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2030년을 기준으로 일본은 12개 회원국들 중 베트남을 제외하고는 가장 높은 23.2%의 수출 증가가 예상된다. 또한 GDP도 2.5% 늘어날 전망이다.
회원국 중 가장 큰 효과가 기대되는 베트남은 2030년 기준으로 GDP 8.1%, 수출이 30.1% 늘어날 전망이다. 이어 말레이시아가 GDP 7.6%, 수출 20.1% 증가가 예상된다. 베트남, 말레이시아, 일본 등 3개국을 제외한 나머지 9개국은 TPP로 인한 효과가 이들보다는 낮을 전망이다. 특히 미국은 GDP 0.5% 증가로 회원국 중 효과가 가장 낮고, 수출은 9.1% 증가로 일본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