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 실장.
아파트 시대는 끝났다. 과거 하루에 몇천 만원씩 올라주면서 효자 노릇을 해주던 아파트 시대는 앞으로 기대하기 어렵다. 유럽 사람들에게 아파트는 영세민용으로 인식되어 있듯 우리나라도 주택 인식이 많이 달라지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부동산 시장은 이미 투자 중심에서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됐고 저출산 등으로 아파트 수요인 인구가 해마다 줄어 들고 있다. 수도권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의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어섰다. 부동산 재테크에서 짭짤한 시세차익을 가져다줬던 효자 노릇을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려워지면서 일반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가 크게 떨어지고 있다.
현대인들의 달라진 생활패턴도 큰 원인이다. 주 5일 근무제와 주 5일 수업제 등으로 시간적 여유가 많아졌고 생활수준도 윤택해져 건강(웰빙)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앞으로는 시끌벅적한 도심생활보다는 굳이 멀리 나가지 않아도 365일 자연과 벗삼아 살 수 있는 주택 문화가 트렌드로 자리매김하는 추세다.
앞으로 부동산 투자자들은 다변화된 주거문화와 인구구조 변화에 맞춰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봐야 한다. 그렇다면 앞으로 아파트의 효자 노릇을 대신해줄 주거 상품은 무엇이 있을까.
◆마당 있는 아파트, 테라스하우스
땅의 기운을 받아 몸을 건강하게 하고 바람과 햇볕을 잘 받아들여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하게 했던 '한옥'의 지혜가 다시 부활하고 있다. 획일적인 아파트 주거 문화와 일부 부유층이라는 타운하우스 수요층 한계를 넘은 '테라스하우스' 주목받고 있다.
테라스하우스의 장점은 단독주택에서만 누릴 수 있는 앞마당을 아파트에서도 가질 수 있다는 것. 대다수 입주자는 테라스를 '나만의 정원'으로 꾸미거나 바비큐를 구워 먹고 차를 마시는 파티 공간으로 활용한다.
테라스하우스는 타운하우스가 놓쳤던 몇몇 문제점이 보완된 주거 모델이다. 타운하우스가 평면적인 개념이라면 테라스하우스는 공간적인 개념이다. 아래층 세대의 지붕을 테라스 공간으로 활용해 화단이나 정원을 만들어 놓은 공동주택이지만 단독주택의 마당을 소유한 서정적인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가장 큰 장점이라면 테라스를 넓게 쓴다는 것이다. 감성적인 한국 사람들에게는 마당과 넓은 테라스는 더없이 좋다. 테라스는 분양면적이 아닌 서비스면적에 포함된다. 최근에 분양한 테라스하우스는 도심과 가까운 곳에서 분양돼 생활 편리성까지 확보했다.
◆주거와 임대수익을 동시에 '상가주택'
앞으로 미래를 이끌 주거 문화 1순위로는 '상가 주택'을 꼽을 수 있다. 베이비부머 세대의 최대 고민인 주거와 임대수익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상품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28일 위례신도시 내 점포 겸용 단독주택용지 45필지 청약 신청에 1만7531여 명의 투자자들이 대거 몰렸다. 이 가운데 2104-1 필지는 2746대 1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급한 점포 겸용 단독주택용지 분양 경쟁률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체 평균 경쟁률도 390대 1에 달했다.
위례 점포겸용주택에 돈이 몰린 것은 베이비부머의 지속적인 증가를 이유로 들 수 있다. 7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는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 출생) 은퇴가 2010년부터 수년째 본격화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해마다 베이비부머 30만~40만명이 직장을 떠나고 있고 경기침체로 실적이 나빠진 주요 대기업들이 계속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어서 앞으로도 퇴직 후 제2의 인생을 설계해야 하는 중장년층은 해가 갈수록 늘어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