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시가총액 왕좌서 애플 끌어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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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신문 송병형기자] 구글의 지주회사 알파벳이 깜짝 실적에 힙입어 전 세계 시가총액 1위였던 애플을 왕좌에서 끌어내렸다. 아이폰으로 4년 반 동안 시총 왕좌를 지켜온 애플은 아이폰 성장 정체로 구글에게서 왕좌를 되찾기 어려울 전망이다.
1일(미국시간) CNBC에 따르면 미국 뉴욕증시가 끝난 뒤 시간외거래에서 알파벳의 시가총액은 5700억달러(685조7100억원)로 껑충 뛰어, 최근 부진한 실적 발표로 주가가 더욱 내려앉은 애플(5346억 달러)을 압도했다. 공식 시총에서도 알파벳이 시총 1위를 차지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같은 결과는 알파벳이 나스닥 마감 후 발표한 실적이 시장의 예상을 웃돌았기 때문이다. 알파벳은 검색엔진 구글의 활약으로 지난해 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7.8%나 증가한 213억3000만달러(25조6599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1% 증가해 49억2000만달러(5조9187억원)에 달했다. 시장조사회사 e마케터에 따르면, 올해와 내년에 구글은 모바일 광고시장의 32%를 장악할 전망이다.
애플의 흥망은 시대 변화의 단면을 보여준다는 지적이 많다. 애플은 아이폰으로 모바일 혁명을 일으키면서 승승장구, 2011년 8월 엑손모빌을 시총 1위 자리에서 끌어내렸다. 세븐 시스터스의 리더로서 석유시대를 누비던 석유메이저는 저유가 등 에너지 시장의 급격한 변화로 인해 반전의 기회를 잡지 못했다. 애플은 2015년 초반 시총 7000억 달러를 넘기며 미국 증권사를 다시 썼다. 애플은 시총 1조 달러 달성이라는 기대를 낳았지만 불과 1년만에 5000억 달러 초반대로 주저앉으며 모바일 혁명시대의 변화를 예고했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기업이 된 구글은 이미 시대의 변화에 맞춰 변신을 마친 상태다. 지난해 알파벳을 지주회사로 한 체제개편은 환골탈태의 수준에 가깝다. 기존의 핵심 먹거리사업을 유지하면서도 미래의 혁신기술에 대한 투자에 역량을 집중했다. 구글의 투자는 자율주행차와 생명연장 등 미래 먹거리가 망라돼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애플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구글의 3배 이상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구글의 지주회사와 애플의 시총 순위가 뒤바뀐 것은 투자자들이 과거 실적보다 미래 전망에 초점을 맞춘다는 점을 드러낸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