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우리은행, 신한은행, KB국민은행 본점 외관
시중은행, 신규 상품 출시부터 서비스 추가까지 '치열'…지방은행, 계좌이동제 3단계 대비 상품은 따로 없어
'계좌이동제 3단계' 서비스 시행을 한 달 앞두고 은행권의 경쟁이 치열하다.
이 서비스는 은행 영업점과 인터넷뱅킹을 통해 주거래 은행 계좌를 손쉽게 옮길 수 있다는 점에서 고객 유치 경쟁의 불씨를 당겼다.
26일 은행권에서는 내달 26일 시행될 계좌이동제 3단계에 앞서 신규 상품을 출시하고 서비스를 추가하는 등 주거래 고객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2014년 기준 자동이체 건수는 26억1000만건, 금액은 799조8000억원으로 올해 계좌이동제가 시행되면 약 800조원 규모의 자금이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페이인포 벗어난' 계좌이동제 3단계
계좌이동제는 주거래 계좌를 다른 은행으로 옮길 때 기존 계좌에 등록된 여러 자동이체 건을 신규 계좌에 자동으로 연결해주는 시스템으로, 총 4단계에 거쳐 추진된다. 내달 3단계를 시행하고 나면 마지막 4단계는 오는 6월에 시행될 예정이다.
지난해 7월 시작된 계좌이동제 1단계는 자동이체 통합관리서비스 홈페이지 '페이인포(PAYINFO)' 사이트에서 자동이체 은행을 조회하고 해지하는 것만 가능했다. 이어 10월에 실시한 2단계에서는 '변경'의 기능을 추가했다. 이를 통해 공인인증서만 있으면 자동이체 계좌 조회와 해지는 물론 변경까지 할 수 있게 됐다.
계좌이동제 1,2단계가 전부 '페이인포'에서만 이뤄졌다면 3단계에서는 은행 각 지점과 인터넷 사이트까지 확대됐다. 고객이 실질적으로 이용하는 은행에서 본인 계좌에 등록된 자동납부와 자동송금을 조회·해지·변경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계좌이동제 2단계 서비스 후 한 달 간 48만5000명이 페이인포 사이트에 접속했는데, 이 기간 변경 서비스를 이용한 경우는 13만5000건에 그쳤다. 이는 단순 호기심 때문에 방문한 것으로 풀이되는데 내달부터는 은행 각 지점과 자체 인터넷 사이트에서도 자동이체 계좌 변경 등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 이용량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계좌이동서비스 대상인 '개인 수시입출금식 예금' 잔액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242조8000억원으로, 은행권 총예금의 21.6%에 해당한다. 수시입출금식 예금 계좌수는 약 2억개이며, 예금잔액이 30만원 이상인 활동성 계좌수는 5500만개 정도다.
◆시중은행, "주거래 고객을 잡아라"
시중은행들은 신상품을 출시하거나 서비스를 추가하는 등 계좌이동제 시행에 대비해 '주거래 고객 잡기'에 나섰다.
우리은행은 최근 인터넷뱅킹과 스마트뱅킹에서 공인인증서 없이 가입할 수 있는 '레드몽키 스마트 정기예금'을 출시했다. 연 최대 2.0%의 금리를 제공하는 주거래형 상품이다.
KEB하나은행은 체계적인 고객관리를 통한 우량 고객 이탈 방지와 신규 고객 창출을 목적으로 이달 '고객관리지원부'를 신설했다.
신한은행은 수수료와 금리 우대 혜택을 가족과 공유하는 '신한 주거래 온가족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할 예정이다.
KB국민은행은 KB금융그룹 계열사와의 거래실적을 종합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고객 우대 제도인 'KB스타클럽' 서비스를 확대할 방침이다.
한편 지방은행은 이미 출시한 계좌이동제 대비 상품 외에 계좌이동제 3단계에 대비한 상품은 아직까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지방은행 관계자는 "앞서 1차, 2차 계좌이동제에서 크게 영향을 받은 부분이 없다"며 "계좌이동제에 타격을 받았다면 3단계 시행에 앞서 벌써 각종 상품을 출시하고 이벤트를 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