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문화전쟁…中완다는 웃고, 美넷플리스는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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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신문 송병형기자] 중국이 미국의 대중문화와의 전쟁을 벌이면서 양국 글로벌 문화기업들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중국의 완다그룹은 막강한 자금력으로 시장논리가 통하는 미국시장을 활짝 열었지만, 미국의 넷플리스는 중국 정부의 철벽 검열에 시장 진출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13일 AP통신에 따르면 중국 대중문화산업의 대표주자인 완다그룹은 '쥬라기 월드'와 '고질라' 등의 히트작을 낸 미국 할리우드의 영화사 레전더리 엔터테인먼트를 35억달러(4조2000억원)에 인수한다. 이로써 완다그룹은 미국 대중문화의 심장부인 할리우드에서 전세계 대중문화시장 공략을 위한 거점을 마련하게 됐다. 완다그룹은 중국 칭다오에 할리우드를 넘어서는 거대한 영화산업단지를 조성 중이고, 세계적인 배급사를 연이어 인수한 상태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제작부터 배급까지 일관된 시스템을 갖추고 강력한 시장공략거점까지 갖춘 것이다.
미국 내에서는 중국의 문화적 공세가 시작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완다그룹을 중국의 문화적 전위라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완다그룹의 왕젠린 회장이 단지 돈을 버는 데에만 관심이 있을 뿐이라고 했지만 경계심을 누그러뜨리기에는 역부족이다.
완다그룹이 할리우드의 문을 여는데 성공한 반면 세계 최대 동영상 전송업체인 미국의 넷플릭스는 중국의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계속 노크하고 있지만 굳게 닫힌 중국의 철문은 열린 기미가 없다. 미국의 대중지인 와이어드에 따르면 넷플릭스의 중국시장 가능성은 거의 없는 상황이다. 중국의 검열이 갈수록 엄격해지고 노골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넷플릭스는 자체 제작한 콘텐츠가 핵심 경쟁력이다. 첫 작품인 '하우스 오브 카드'가 중국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지만 이후 중국의 검열이 강화되면서 새로운 인기작인 '제시카 존스'는 용인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중국 당국은 폭력, 섹스, 누드, 반정부, 반군부, 종교색, 미신, 정치색 등을 엄격하게 규제 중이다. 외신기자들의 추방도 불사하는 상황이다.
실제 시진핑 국가주석은 지난해 미국 방문 당시 자신이 벌이고 있는 반부패 추방 운동에 언급하면서 "중국 내 권력투쟁과는 무관한 일"이라며 "하우스 오브 카드란 없다"고 말했다. 넷플릭스를 비롯한 미국 대중문화에 대한 중국 지도부의 반감이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