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이 국내 은행 최초로 이슬람 금융에 시동을 걸었다.
지난해 전 세계 이슬람 은행의 총 자산 규모는 1조3900억달러로, 이 중 1조 900억달러가 중동쪽 이슬람 은행의 자산인 만큼 새로운 수익성 확보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11일 국내 은행 최초로 이슬람금융기법을 활용해 우리은행 바레인지점을 통해 카타르이슬람은행(Qater Islamic Bank)과 1000만달러 규모의 자금거래를 실행했다.
이슬람 금융은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Sharia)에 따라 금융기관이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것이 금지돼 있다. 그 대신 실물자산을 매개체로 임대료 등의 형태로 이자를 받는데, 복잡한 계약구조 뿐만 아니라 관련 세금 문제 등으로 국내에서는 활성화 되지 못했다.
우리은행은 이슬람국가에 진출한 바레인 지점을 통해 이슬람금융기법 중 하나인 무라바하(Murabaha) 방식을 활용해 이슬람은행에 자금을 대출했다.
무라바하 방식에 따르면 카타르이슬람은행이 우리은행 바레인지점으로부터 실물자산 매입목적으로 자금을 차입하는 것이 첫 번째 순서다. 그 다음 런던상품거래소에서 커머디티인덱스(Commodity index)를 매입하는 동시에 카타르 이슬람은행에 매각해 처분한다.
은행 간 자금거래에서 사용하는 무라바하 실물자산은 금, 백금, 구리 등의 커머디티(상품)으로 한정돼 있는데, 이를 런던상품거래소에서 커머디티인덱스를 통해 당일 거래가 되고 있다. 즉, 주식거래와 비슷한 개념이다.
이어 계약기간 동안 차입자금을 운용한 뒤 대출 만기 시 원금과 약정수익을 우리은행 바레인지점에 지급하는 방식이다.
앞서 우리은행은 지난 8월부터 이슬람 금융거래를 본격 준비했다. 우리은행 관계자에 따르면 바레인 지점에 중동 지역 전문가 개념으로 파견을 나간 직원이 카타르를 출장 다니며 이슬람 금융과 관련한 신사업을 찾았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슬람 실물자산 거래는 취득세 등 각종 세금 문제가 발생하는데, 이에 따라 제도화돼 있는 국내 법률이 없어 국내 자금부서에서는 취급하기 어렵다"며 "우리은행은 중동 3곳, 이슬람에 5곳의 네트워크가 있는데 해외 지점을 통해 현지 금융 거래를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앞서 우리은행은 지난해 11월 26일 국내은행 최초로 글로벌 네트워크 200호점을 개점했으며, 현재 이슬람 지역인 ▲바레인 ▲두바이 ▲다카 ▲쿠알라룸푸르 ▲인도네시아에 해외 네트워크를 운영 중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현재는 (이슬람 금융이) 초기단계로 바레인 지점에서 이슬람 은행을 더 찾아 자금거래를 조금 더 넓힐 계획"이라며 "전체적으로 활성화 되기 위해서는 제도적인 정비가 돼야 하므로, 올해는 약간의 수익성 확보와 포트폴리오 다각화 차원에서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