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이하 현지시간) 개막한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 2016'이 9일 폐막했다. 이번 CES에서는 사물인터넷(loT), 드론, 자율운행차 등의 신제품이 많은 화제를 모았지만 가장 눈여겨 볼 대목은 중국 기업의 급부상이다.
CES는 지난 수년간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혁신제품을 다수 선보이며 메인 부스의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그런데 이제는 중국 기업들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올해 CES에는 전 세계에서 3600여 기업이 참가했다. 그 중 중국기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자그마치 33%다. 중국 업체들은 단지 숫자만 많은 것이 아니라 기술력에서도 뒤지지 않으며 이색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제품들을 대거 선보였다.
스마트폰은 중국 기업들이 독차지하다시피 했다. 화웨이는 이번 CES에서 메탈 바디를 채택한 플래그십 스마트폰 '메이트8'을 공개했으며 ZTE는 보급형 스마트폰 '그랜드X3'를 선보였다. 레노버도 소니의 이미지 센서를 탑재하고 카메라 기능을 대폭 강화한 스마트폰 '바이브 S1 라이트' 등을 선보이며 스마트폰 시장의 새로운 강자임을 증명했다.
드론 전시관은 그야말로 중국 기업 일색이었다. 총 29개의 드론 업체들이 참여한 이 곳에서 중국 기업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TV에서도 중국 기업들의 빠른 추격이 확인됐다. 하이센스, 창홍, TCL 등의 TV 제조사들은 이번 CES에 HDR(High Dynamic Range) 기술이 적용된 LCD TV와 OLED TV를 선보였다. 아직은 영상처리 엔진과 화질 튜닝 능력이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산 제조사들보다 떨어지지만 그 차이가 그리 크지 않다는 점에서 위협적이다.
이번 CES에서 우리나라 기업들 역시 중국에 절대 뒤처지지 않는 기술을 선보였다. 하지만 30년간 세계 가전 시장을 지배하던 일본을 우리가 기술에서 한 순간 밀어냈듯이, 긴장의 끈을 놓는 순간 중국은 무서운 기세로 우리 자리를 넘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우리 기업들은 혁신의 속도를 더 올려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