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정은미기자] 세계경제가 침체의 늪에 빠지면서 한국 경제에 대한 비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나친 낙관론도 문제지만, 그렇다고 비관론 일색인 것도 경제 운용에 독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 경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각 경제 주체들이 정책을 펼쳐한다는 지적이다.
◆한국 수출순위, 세계 6위…전년대비 1단계 상승
2016 한국 경제는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3%대 복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 복귀를 낙관하는 이들은 저유가·저금리에 힘입어 내수가 완만한 증가세를 이어가면서 지난해보다 소폭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일부에서는 세계경기와 교역둔화 추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국가간 경쟁도 치열해져 수출이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3.1%를 경제성장률을 자신하고 있다. 정부가 3.1%를 경제성장률을 낙관하는 근거는 한국 경제가 금리 인하와 추가경정예산(추경) 등 확장적 통화, 재정 정책으로 내수가 조금씩 살아나고 있고 우리의 기초체력이 다른 신흥국들보다 튼튼해 돌발적인 외부 악재가 있더라도 비교적 잘 견딜 수 있다는 점에서다.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가 합동으로 작성한 '2015년 한국경제 성과와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경제는 세계 경기의 침체에 나라 안으로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충격을 겪었지만 2015년 3분기까지 2.5% 성장해 국민소득 2만달러, 인구 2000만명 이상 국가 중 세번째로 높은 성장률을 달성했다.
특히 추경 등 적극적 정책대응으로 3분기 1.3% 성장하며 5분기 연속 0%대 저성장 흐름을 끊고 5년 만에 가장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메르스 충격에도 불구하고 내수가 경기회복을 견인했으며 수출이 과거처럼 성장에 기여했다면 3%후반대 성장도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수출도 글로벌 교역부진, 유가 하락 등 감안시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전세계 국가들 가운데 수출순위는 7위에서 6위로 1단계 상승했으며 특히 10대 수출국 중 수출증가율은 4위를 기록했다. 전세계 무역량이 12%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수출물량 7.8% 하락은 선방했다는 평가다.
IMF는 이러한 회복세에 힘입어 2015년 GDP 규모가 13위에서 11위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영국경제경영연구소(CEBR) 역시 제조업 강점, 기술 개발, 기업 환경 개선 노력 등을 볼 때 한국이 2030년까지 세계 7위 경제대국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CEBR은 한국경제가 2030년대에는 세계 5위권 진입, 대부분 유럽국가 추월하겠다는 전망도 내놓았다.
◆근거 없는 위기 조장 비관론, 경제 피해로 직결
지난해 고용률 역시 역대 최고수준을 기록했다. 지난 2014년 취업자수가 2002년 이후 최대폭 증가한데 이어 지난해 11월까지 고용률 65.7%로 역대 최고를 달성했다. 또한 2000년 이후 지속 감소하던 청년 취업자도 2년 연속 증가했다.
또 올 1~9월 명목임금 상승률이 3%대(3.4%)를 회복하고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3분기까지 6.5% 증가하는 등 소득분배가 2006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개선됐다.
내수회복 및 비과세·감면에 힘입어 4년 만에 세수결손을 면하게 됐고, 이로 인해 재정건전성은 세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게 됐다.
이 같은 경제성과 속에 지난해 9월 국제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을 AA-로 한 단계 상향 조정한데 이어 12월 무디스가 건국 이래 최초로 Aa2 등급을 부여했다.
이에 대해 정부의 지나친 낙관론이라고 몰아세울 수 있지만 비관론 일색인 것도 경제를 제대로 운용할 수 없다. 특히나 심리가 크게 작용하는 경제의 속성을 볼 때 지나친 비관론 역시 경계해야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한 민간 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정부는 우리 경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외부 환경을 면밀히 점검하고 성장잠재력 제고를 위한 구조개혁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야 하며 기업은 어려울 때일수록 경쟁력을 강화해 미래의 기회에 대비해야 한다"면서 "근거 없이 위기를 조장하거나, 비관론이나 낙관론을 펴면 각 경제주체의 전략을 오도하고 결국 국가 경제에 피해를 주게 된다"고 말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역시 4일 신년사에서 영국 속담인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되 최선의 상황에 대한 희망을 놓지 말자'는 말을 인용하며 "근거 없는 낙관론은 피해야 하지만 과도한 비관론도 바람직하지 않다"며 "모두 올해 경제는 만만찮을 것이라고 하는데 각 경제주체들이 어렵지만 이겨내야겠다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