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정은미·연미란 기자] 국내 대기업은 물론 소상공인까지 내년도 경기 전망을 흐리게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부진 속 미국 금리 인상 단행과 중국 위안화 약세 등이 악재의 원인으로 꼽힌 가운데 고용창출을 위한 사업구조재편과 노동개혁 법안 처리 등의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9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 결과에 따르면 1월 종합경기 전망치는 93.2로 3개월 연속 기준선 100을 하회했다. 이는 지난 9월 95.1을 기록한 이후 최저치다.
BSI가 기준치 100보다 높을 경우 경기를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들이 많다는 것을 의미하고, 100보다 낮을 경우 그 반대를 의미한다.
내년 1월 전망치를 부문별로 살펴보면 자금사정(100.4)를 제외한 내수(94.7), 수출(94.5), 투자(95.5), 재고(101.1), 고용(99.2), 채산성(95.1) 등 모든 부문에서 부정적으로 전망됐다. 재고의 경우는 100 이상일 때 부정적 답변(재고과잉)을 의미한다.
전경련은 내년 1월의 기업 경기 전망치가 하락한 데는 미국 금리 인상 단행, 중국 위안화 약세,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가 하락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 금리 인상으로 외국인 자금 이탈, 신흥국 중심의 수출 둔화 가능성 등이 우려되는 데다 중국 위안화 약세로 중국 기업의 가격 경쟁력이 올라가면서 국내 수출에 악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란 분석에서다.
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의 역시 내년도 경기 상황을 부정적으로 내다봤다. 이날 중소기업중앙회가 전국 소기업·소상공인 503명을 대상으로 '2015년 경영실태 및 2016년 전망조사'를 실시한 결과, 내년 경영상황이 악화될 것이라는 응답이 54.1%로 절반이 넘었다. 반면 호전될 것이라는 응답은 8.9%에 불과했다.
소기업·소상공인들은 지난해보다 올해 경영상황이 더 안 좋았다고 답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 경영상황이 어려웠다고 응답한 비율은 89.2%에 달했으며, 경영수지 또한 69.8%가 악화됐다고 응답했다. 경영수지가 악화된 요인으로는 소비심리 위축에 따른 판매부진 때문이라는 응답이 73.2%로 가장 많았다.
내수 경기 침체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지배적인 가운데 기업들은 내년 노사 관계도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304개 회원사를 대상으로 '2016년도 노사관계 전망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 기업 10곳 중 7곳(67.1%)은 노동개혁 법안 통과 지연에 따른 영향으로 노사 관계가 불안할 것으로 내다봤다.
경총 관계자는 "기업들이 임·단협 과정에서 노조의 연례파업, 불법·정치파업으로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에 대한 법적 대응 수단이 미흡한 만큼 노동 관련 법·제도 선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경련 홍성일 재정금융팀장도 "내년 1월 기업경기동향은 기준선을 밑돌았고 5개월 내 최저치 수준으로 하락했다"면서 "대내외 여건이 어려운 가운데 기업 경쟁력 강화와 고용창출을 위한 사업구조재편, 노동개혁 법안 처리로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경제 활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