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정은미기자] 삼성그룹이 오는 4일 실시 예정인 후속 임원인사에 재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은 지난 1일 사장단 인사에서 사장 승진 6명, 대표 부사장 승진 1명, 이동·위촉업무 변경 등 총 15명에 대한 내정 인사를 했다. 이어 4일께 후속 임원 인사와 조직 개편을 잇달아 발표할 예정이다.
삼성은 지난해에도 사흘 간격을 두고 12월1일 사장단 인사, 4일 임원 승진 인사, 10일 조직개편을 발표한 바 있다.
재계는 올해 삼성 임원 승진 규모가 지난해보다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성은 2010년 말 발표한 2011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490명을 승진시킨데 이어 2012년 정기 임원인사도 501명을 영전시켰다. 이후 삼성은 2013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485명을 줄인데 이어 2014년 정기 임원인사에서도 475명으로 축소시켰다. 지난해 연말에 단행된 2015년 정기 임원인사에서는 353명으로 대폭 줄였다.
올해는 작년보다 승진자 수가 더 줄어 최근 8년간 최소치인 2008년(223명)과 비슷하거나 줄어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주력 계열사들이 예상보다 못한 실적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사업재편과 인력조정을 거치면서 임원 수가 크게 준 것도 임원인사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삼성은 지난해 한화에 매각한 삼성테크윈, 삼성탈레스, 삼성토탈, 삼성종합화학에 이어 올해 삼성SDI 화학부문, 삼성정밀화학, 삼성BP화학까지 석유화학과 방위산업 계열사 7개사를 매각했다.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전자와 삼성전기, 삼성SDS와 삼성SDI 간의 사업구조조정 필요성도 남아 있기 때문에 임원 승진이나 이동 폭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반면 퇴임 임원 수는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 11월 30일과 지난 1일 사이에 계열사 내 퇴임 대상이 된 임원들에게 개별 통보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임원 규모가 1200여명인 삼성전자에서만 20% 가량 임원 수가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삼성은 임원 인사가 끝나면 조직개편을 발표한다.
삼성전자는 권오현·윤부근·신종균 대표의 기존 3톱 체제를 그대로 유지하되, 이들 3명의 부문장이 중장기 사업전략 구상과 신성장동력 발굴에 주력하기로 한 만큼 DS(부품)·CE(소비자가전)·IM(IT모바일) 부문 각 사업부의 책임 역량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세부 역할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통합 삼성물산은 윤주화 패션부문 대표가 사회공헌위원회 사장으로 이동하고 오너가인 이서현 사장이 패션부문장을 맡음에 따라 기존 4인 대표체제에서 3인 대표 및 오너 1인 체제로 바뀌어 후속 조직개편 방향이 관심을 끌고 있다.
글로벌 네트워크 시너지를 위해 패션과 상사부문을 합치고 건설과 리조트·건설 부문을 합쳐 크게 두 부문으로 결합하는 방안과 패션과 상사부문만 합쳐 세 부문으로 운영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삼성SDS는 홍원표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실장이 솔루션사업부문 사장으로 옮겨감에 따라 솔루션사업 등을 중심으로 한 조직개편이 뒤따를 것으로 점쳐진다.
한편 정기 사장단 인사 다음날인 2일 첫 수요 사장단 회의가 열렸다. 승진하거나 자리를 옮겨 첫 출근한 사장들은 "열심히 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삼성전자 IM 부문 사장으로 발탁된 고동진 신임 무선사업부장은 "일단 기분은 좋고 설렌다"며 "내년 시장 상황은 어려울 것으로 본다. (신종균) 대표님 모시고 제가 (어려움을) 잘 헤쳐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부사장에서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한 고한승 사장은 "직급에 상관없이 항상 열심히 해왔다. 앞으로도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미국 나스닥 상장와 관련해서는 "준비가 잘 되고 있다"며 최대한 빨리 진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한인규 호텔신라 면세유통사업부문 사장과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에서 삼성사회공헌위원회로 자리를 옮긴 윤주화 사장 역시 "열심히 해야죠"라며 각오를 전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임춘성 연세대 정보산업공학과 교수가 '초연결시대의 성공전략, 매개하라'를 주제로 강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