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정은미기자] 고사양 게임들이 늘면서 이들 게임을 제대로 즐기기 위한 기기들 역시 소비자에게 주목받고 있다.
지난달 개최된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에서 파이널판타지14 코스프레를 한 LG전자 모델들이 21:9 비율의 울트라와이드 모니터 등 IT 제품들을 소개하고 있다./LG전자
지난 몇 년간 침체를 벗어나지 못했던 PC·관련 시장도 고사양 게임의 인기에 힘입어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다.
30일 시장조사기관 존 페디 리서치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PC 게임용 하드웨어 시장 규모는 올해 246억 달러에서 매년 약 20억 달러 가량 성장해 2018년에는 300억 달러 규모로 신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게임 콘텐츠들이 발전하면서 기존 풀HD(1080p)를 뛰어넘는 높은 해상도와 가상현실(VR) 등 최신 기술이 도입되기 시작함에 따라 보다 나은 게임 환경을 원하는 게이머들의 늘면서 침체된 PC 시장에서 활력을 불어 넣을 것이란 게 존 페디 리서치의 분석이다.
실제로 이 같은 시장 상황은 지난달 부산에서 개최된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G-STAR)'에서도 엿볼 수 있었다. 이 전시회에는 터줏대감인 콘솔게임(비디오게임) 외에도 울트라와이드 모니터, 게이밍 노트북, 차세대 기어VR 기기 등을 제조하는 국내외 게임관련 하드웨어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참가했다.
◆"숨은 적들을 찾았다!"…LG 울트라와이드 모니터
LG전자는 지스타에서 21대 9 비율의 'LG 울트라와이드 모니터'로 게이머의 발길을 붙잡았다. PC게임 '파이널판타지14'를 시연하며 일반 16대 9 모니터에서는 잘려서 찾기 어려웠던 숨은 적들까지 찾아내며 승률을 높인 것.
또 고사양 게임 중 찢어짐 없이 부드럽게 화면이 전환되는 프리싱크 기술과 명암비를 높여 색감의 차이를 디테일하게 표현하는 블랙 스태빌라이저 기능, 클릭과 동시에 적의 움직임을 포착하는 다이내믹 액션 싱크(DAS)모드 등을 선보이며 게임에 최적화된 모니터임을 강조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올해 LG 울트라와이드 모니터는 게이머들 사이에서 게임에 최적화된 모니터라는 입소문이 나면서 전년비 44%의 매출 신장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VR 헤드셋 역시 인기다. 삼성전자가 지난 24일 선보인 가상현실 헤드셋 '기어VR'는 출시 하루 만에 초도 물량인 2000대가 모두 동이 났다.
삼성전자와 미국의 VR 기기 전문업체인 오큘러스가 협력해 개발한 기어 VR는 360 파노라믹 뷰와 96의 넓은 시야각을 지원해 게임 내 가상현실을 보다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한다.
시장조사업체인 주니퍼 리서치는 VR 헤드셋이 2016년 300만대의 판매량을 기록해 2020년까지 3000만대의 판매량이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VR 헤드셋이 고사양 게임의 인기에 따른 대표적인 수혜기기이기 때문이다.
이번 지스타에서도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코리아(SCEK), 엔비디아, 넥슨 등이 진화한 VR기기를 경쟁적으로 선보였다.
◆노트북에서도 고사양게임 'OK'
몇 년 전만 해도 고사양 온라인 PC게임을 노트북에서 플레이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막강한 스펙으로 끊김 없이 게임하는 노트북들이 등장하면서 '게이밍 노트북'이라는 새로운 시장이 만들어졌다.
PC제조업체 기가바이트가 선보인 6세대 스카이레이크 CPU를 탑재한 '기가바이트 판타소스 P시리즈'는 고사양 최신게임을 즐기기 위한 고성능 노트북이다. 엔비디아 GTX970M, GTX980M 외장그래픽을 채용해 그래픽성능을 높였다. 16GB 메모리와 PCIE X4 M.2 SSD를 이용해 윈도 부팅과 게임 로딩시간을 최소화했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 시장에 4K(UHD) 해상도와 VR 지원이 급물살을 타고 있는 상황에서 장기침체의 늪에 빠진 PC 시장이 차세대 게이밍 기어의 등장에 힘입어 재도약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인지 주목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