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정은미기자] 전통 시계 회사들이 스마트워치 시장에 앞 다퉈 뛰어들고 있다.
기존 아날로그 시계 시장이 둔화되고 있는 반면, 스마트워치 시장은 아날로그 시계를 대체하는 패션 기기로 부상하며 매년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자 전통 시계 회사들도 IT기업와 협업하거나 인수합병(M&A)을 통해 스마트 워치를 선보이고 고객 잡기에 나선 것.
22일 스위스시계산업협회(FWSI)에 따르면 스위스의 올 1~9월 시계 수출액은 전년동기대비 2% 줄어든 158억 스위스프랑(약 18조원)을 기록했다. 스위스의 연간 시계 수출액은 지난 2009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반면 스마트워치 시장은 매년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해 460만대였던 스마트워치 시장은 올해 2810만대로 6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 삼성전자 등 IT 업체들의 스마트워치 고급화 전략 속에 2020년 1억대를 돌파할 것으로 SA 내다봤다.
전통 시계 회사들은 이 같은 시장 상황에 더 이상 고객을 뺏길 수 없다는 듯 경계하며 스마트워치 제품을 내놓고 있다.
스위스 명품 시계업체 모바도는 최근 HP와 손잡고 스마트워치 '볼드모션'을 출시했다. 볼드모션은 단순한 디자인과 원형디스크 등 전통적인 모바도 시계의 특징을 그대로 차용해 일반 시계와 큰 차이가 없어 보일 정도다.
볼드모션은 안드로이드와 iOS 운영체제(OS)를 둘 다 지원하며 이메일과 문자, 전화, 알람, 걸음수 측정 등 일반적인 스마트워치의 기능들을 모두 제공한다. 스마트폰과의 연동을 통한 정보 제공, 섬세한 진동 알림 등 다양한 기능도 제공한다.
스위스 명품 시계 제조업체 태그호이어도 최근 스마트워치 '태크호이어 커넥티드'를 미국과 캐나다에 출시했다. 태그호이어 커넥티드는 인텔의 프로세서를 내장했고, OS로 구글의 안드로이드웨어를 탑재했다. 안드로이드웨어 기반이지만 아이폰 사용자도 쓸 수 있도록 설계했다.
태그호이어 전용 워치페이스와 애플리케이션도 제공한다. 레스토랑 예약이나 골프 스코어를 기록할 수 있으며, 기존 스마트폰처럼 저전력 블루투스와 와이파이를 이용해 스마트폰과 연결이 가능하다.
스와치그룹도 지난달 중국에서 스마트워치 '스와치 벨라미'를 선보였다. 스와치 벨라미는 근거리무선통신(NFC) 기능이 탑재돼 모바일 결제가 가능하다. 결제 시스템은 중국에서 은행 간 온라인 네트워크를 운영하는 중국은련(유니온페이)이 담당한다.
시계 제조사 파슬은 최근 웨어러블 기기 업체 미스핏을 2억6000만달러(3013억원)에 인수했다. 파슬은 미스핏 기술로 전통적인 시계 모양의 스마트워치를 내년 출시할 계획이다.
일본 시계 제조사 카시오도 내년 3월에 스마트워치를 출시할 계획이다. 카시오는 '지 쇼크' 시계에 스마트폰과 무선 연결 기능을 접목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스위스 시계업체 스와치그룹의 경우 올해 스마트 워치에 의한 매출 감소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주식이 20% 가까이 하락했다"며 "스마트워치가 첨단 IT기기에서 점차 패션 액세서리가 됨에 따라 기존 아날로그 시계 업체들도 스마트워치 제품 출시가 불가피해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