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정은미기자] 국내 주요 대기업들의 절반 이상이 올해 초 세웠던 매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 역시 내수와 수출 동반 부진 속에 매출 감소가 예상됨에 따라 기업들은 성장보다는 구조조정과 경영내실화에 주력하겠다는 계획이다.
17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 10월21일부터 11월11일까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벌인 '2016년 경영환경조사' 결과(285개사 응답)에 따르면 올해 매출 실적에 대해 기업들의 절반 이상(52.7%)이 연초 계획을 밑돌았다고 답했다. 계획을 웃돌았다는 비중은 18.7%에 그쳤다.
현재 경영상의 가장 큰 어려움으로는 '내수·수출 동반 부진에 따른 매출 감소'(48.1%)를 꼽았다. 이어 '중국 등 해외시장 경쟁 심화'(21.1%), '원자재가 등 생산비용 증가'(10.2%) 등이 뒤를 이었다.
아울러 국내 주요 대기업 10곳 중 9곳은 내년 성장률이 3%에 못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정부, 한국은행 등 주요 기관의 전망치보다 낮은 수치다. 정부는 3.3%, 한국은행이 3.2%, 한국개발연구원(KDI)이 3.1%, 한국금융연구원은 3.0%를 각각 예상했다.
구간별로는 '2.5% 이상 3.0% 미만'이 39.3%, '2.0% 이상 2.5% 미만'이 35.3%였다. '3.5% 이상' 응답은 나오지 않았다.
올해의 경우 98.3%가 3.0% 미만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이 중 절반 가량인 48.8%가 '2.5% 이상∼3.0% 미만'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내년 기업의 매출액과 영업이익과 관련해서는 올해 대비 개선의견(47.2%, 44.4%)이 악화의견(16.2%, 23.2%)보다 우세했다. 투자·고용은 전년 대비 '동일 수준' 응답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으나 개선의견(29.7%, 24.8%)이 악화의견(18.0%, 16.3%)을 소폭 웃돌았다.
올해 들어 감소를 지속한 수출의 회복시기에 대해서는 31.1%가 '2014년 수준으로는 회복이 어렵다'고 내다봤다. 62.1%는 내년 하반기 이후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도 국내경제 위협요소로는 '중국 등 신흥국 성장 둔화'(27.0%), '가계부채 위험성 증가로 인한 소비 위축'(25.5%), '미국 금리 인상 및 국제금융시장 불안'(25.0%), '환율 및 원자재가 변동성 심화'(20.4%) 등을 지목했다. 이는 대내외 모두 불안요인이 산적해 있음을 보여준다.
기업들이 내년에 중점을 두고 추진할 경영전략으로는 '사업 구조조정 등 경영 내실화'(40.8%)가 꼽혔다. 그 외에는 '시장점유율 확대 등 외형성장'(30.5%), 'R&D 투자 등 성장잠재력 확충'(13.7%)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내년도에 자산매각, 인력감축, 사업철수 등 구체적인 구조조정 계획 여부에 대해 16.3%가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정부에서 추진하는 일련의 구조개혁 조치와 관련해서는 '사업구조재편 지원(일명 원샷법)'(32.5%)과 '임금피크제 등 노동개혁 완수'(22.5%)가 기업활동에 있어 가장 시급하면서 중요한 과제로 제시됐다.
그 외에 기업들은 '의료·관광·서비스업 등 신성장동력 강화'(18.4%), '창조경제 등 창업환경 육성'(10.6%) 등을 지목했다.
전경련의 홍성일 재정금융팀장은 "응답 기업의 90% 이상이 올해를 비롯해 내년까지 3% 성장을 어렵게 보고 있다"며 "위기에 선제로 대응하기 위해 기업들은 구조조정 등 경영 내실화에 주력할 예정이며 이를 위해서는 원샷법 등 사업구조재편 지원과 노동개혁 마무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