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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음악

[스타인터뷰] 8년 만에 돌아온 전자양 "음악 말고는 재미있는 게 없어요"

5인조 밴드로 돌아온 전자양(왼쪽부터 전자양, 류지, 정아라, 윤정식, 유정목).



[메트로신문 장병호 기자] 전자양의 음악을 한 마디로 정의하기란 쉽지 않다. 포크를 기반으로 섬세하고 연약한 감성을 담았던 데뷔 앨범 '데이 이즈 파 투 롱(Day is far too long)', 그리고 일렉트로닉과 실험적인 요소를 가미했던 두 번째 앨범 '숲' 사이의 간극이 이를 잘 보여준다. 어느 한 곳에 머물지 않고 새로움을 향해 나아가는 것, 전자양을 진정한 '인디 음악'이라고 칭할 수 있는 이유다.

최근 발표한 새 앨범 '소음의 왕'은 전자양의 새로운 변화를 확인할 수 있는 음반이다. 가장 큰 변화는 솔로 프로젝트에서 5인조 밴드 체제가 됐다는 것이다. 프렌지·9와 숫자들의 유정목, 프렌지의 윤정식, 마이티 코알라 출신 정아라, 브로콜리 너마저의 류지가 새롭게 가세했다.

새 앨범을 내기까지 걸린 시간은 무려 8년이다. 전자양의 음악을 기다려온 이들에게는 무척 긴 기다림이었다. 그러나 전자양이 음악 작업을 그만 둔 것은 아니었다. '숲' 발표 이후 대학원을 다녔고, 프렌지·흐른 등 다른 밴드와 뮤지션의 앨범을 프로듀싱했으며, 영화 '하나안'의 음악도 담당했다. 쉼 없이 음악 작업을 해온 전자양인 본격적으로 새 앨범을 준비하게 된 것은 올해 초부터였다. 그동안의 작업 과정이 자연스럽게 밴드 구성을 생각하게 만들었다.

"지금도 혼자 하는 것이 편하기는 해요(웃음). 하지만 결과물을 보면 지금 밴드로 나온 음악이 더 발전된 것 같아요. 예전에는 밴드 세션을 프로듀싱할 자신감이 없었어요. 그런데 프렌지를 프로듀싱하면서 밴드 멤버들과 싸우기도 하며 합의점을 찾아가다 보니 훈련이 되더라고요. 지금도 멤버들과 많이 부딪히기는 해요. 그러나 차차 더 제대로 된 밴드를 하고 싶어요." (전자양)

"전자양 형이 2집을 내고 처음 만났어요. 클럽 빵에 공연을 보러 갔다 같이 술을 마시는데 '기타를 구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때부터 같이 하게 됐죠." (유정목)

전자양의 새 앨범 '소음의 왕' 커버.



새 앨범 '소음의 왕'은 총 5곡에 러닝타임은 24분에 불과하다. 그러나 그 안에 담긴 음악의 밀도는 70분에 달했던 '숲'에 못지않을 정도로 빽빽하다. 이전까지의 앨범이 내성적인 소년의 조심스러운 고백 같았다면 새 앨범은 그런 소년이 비로소 세상을 향해 발을 내딛는 느낌이다. 앨범 커버에도 이런 점이 잘 담겨 있다.

물론 전자양의 음악을 오래 기다려온 이들이라면 짧은 러닝타임이 아쉬울 법도 하다. 그러나 여기에는 음악 시장에 대한 전자양 멤버들 나름의 고민이 담겨 있다.

"'숲'을 발표할 무렵 MP3 음원이 많이 유통되기 시작했어요. 그런 것에 대한 안티로 'CD는 70분이다'라는 생각에 앨범 한 장을 노래들로 가득 채웠죠. 그런데 앨범을 끝까지 잘 못 들으시더라고요(웃음). 그래서 이번에는 5곡을 채웠어요. 앨범을 끝까지 듣고 한 번 더 듣고 싶어지는 정도라 딱 좋은 것 같아요." (전자양)

음악적인 변화도 눈에 띈다. 첫 곡 '거인'을 시작으로 타이틀곡 '멸망이라는 이름의 파도'와 이어지는 '캠프파이어'까지 변화무쌍한 음악의 흐름이 듣는 이를 사로잡는다. 전자양은 "후크송처럼 30초만 듣고 버리는 노래가 많은 것 같다. 그래서 30초마다 음악이 시시각각으로 바뀌는 노래를 만들려고 했다"고 이번 앨범의 콘셉트를 설명했다. 조용조용 노래 불렀던 창법도 밴드 형식에 맞춰 변화를 줬다. 전자양은 "드럼 라인만 집중해서 들어보면 굉장히 재미있는 리듬이 엄청 많다"고 소개했다.

이번 앨범은 오프라인 발매 이전에 음원으로 온라인에 먼저 공개됐다. 음악 시장의 변화에 따른 선택이었다. 유정목은 "음반 사업이 죽었다며 요즘 문화 세태를 비판하기도 하지만 세계적인 트렌드가 이런 상황이라면 그것에 맞게 대처하는 것도 맞다고 생각한다"며 "음반이 잘 안 팔려도 팔리는 음반은 팔린다. 그런 음반을 만드는 것이 나의 숙제"라고 말했다. 지난 14일 발매된 CD는 향음악사, 김밥레코즈 등 일부 음반매장에서 만날 수 있다.

음악 외적으로도 내적으로도 많은 변화를 반영했지만 그럼에도 전자양은 전자양이다. 한층 풍성해지고 다채로워진 사운드 속에도 전자양만의 감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전자양은 "힙합이나 펑키한 음악을 하고 싶어도 결국에는 내 취향이 나오는 것 같다"며 웃었다. 다음달 8일에는 홍대 앞 클럽 타에서 앨범 발매 기념 단독공연도 개최한다. 전자양 멤버들은 "일본 밴드 휘시만즈의 커버 메들리도 오랜만에 연주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아직 남아 있는 곡들로 두 장의 앨범을 더 발표할 계획도 갖고 있다.

"1집을 낼 때는 허무주의였어요. 하지만 지금은 성격이 많이 바뀌었죠. 맛있는 것도 많고 재미있는 것도 많잖아요. 2집부터 음악이 이미 밝아졌으니까요. 음악 외에는 재미있는 것이 없어요. 멤버들을 모아 같이 음악하다 싸우는 것도 재미있고, 그렇게 음악이 바뀌는 것도 재미있어요. 투닥투닥하면서도 팀을 하는 것, 그것이 더 발전한 형태이고 발전한 음악이라고 생각해요. 그것이 밴드를 하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전자양)

5인조 밴드로 돌아온 전자양(왼쪽부터 전자양, 정아라, 유정목, 윤정식, 류지).



* 전자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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