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백복인 부사장 비리 재수사
ISS, 찬성입장 표명…변수작용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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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신문 정은미기자] KT&G가 7일 주주총회를 앞두고 술렁이고 있다.
민영진 전 KT&G 사장이 불미스러운 일로 사임한 가운데 차기 사장 후보로 정해진 백복인 부사장(51·사진)도 검찰의 수사 선상에 오르고 본사 압수수색까지 진행되면서 뒤숭숭한 분위기다.
4일 검찰과 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는 백 부사장이 KT&G 계열사들을 통해 비자금을 조성하는 과정에 연루된 정황이 포착돼 조사를 벌이고 있다.
지난 2일에는 KT&G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KT&G 본사에 수사관을 보내 민 전 사장의 집무실과 비서실 등을 압수수색해 협력업체와의 거래장부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백 부사장이 2013년 경찰청의 KT&G 수사 당시 핵심증인이었던 용역업체 강모 대표를 국외로 도피시킨 혐의와 2010년 KT&G 청주연초제조창 공장부지 매입 관련 비리에 대해서도 재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백 부사장은 민 전 사장이 퇴진한 뒤 이뤄진 KT&G 사장 공모에서 사장추천위원회의 만장일치로 추대됐다. 백 부사장은 KT&G의 전신인 한국담배인삼공사 공채 출신으로 1993년 입사 후 23년 동안 사내 주요요직을 거쳤다. 7일 주주총회 승인만 남겨둔 상태였다.
그러나 검찰이 백 부사장을 비자금 조성 의혹 등으로 조사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백 사장의 선임이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KT&G는 그동안 낙하산 인사 가능성과 정계·관계의 외압 논란 등에 시달려왔다. 실제로 이번 사장 공모 과정에서 사장공모 절차를 변경해 외부 인사로까지 문호를 넓히면서 낙하산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백 부사장의 검찰 조사에 대해서도 정부 또는 관계 인사를 사장에 내정하기 위한 '흠집내기'가 아니냐는 뒷말이 무성하게 나오고 있다.
KT&G 내부는 물론 사장추천위원회은 백 부사장에 대한 검찰의 수사에 대해 당혹스러워하면서도 여전한 신뢰를 보내고 있다. 이미 백 부사장에 대한 검증을 마쳤고 검찰도 무혐의 결론을 내린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백 부사장 선임안이 주총에서 승인을 받을 수 있을 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검찰 수사에 따라 주총이 연기되거나 주총이 예정대로 진행되더라도 부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편 이 같은 상황 속에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가 백 부사장의 대표 선임에 대해 찬성의사를 내놓으면서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글로벌 기관투자자의 경우 ISS 보고서에 따라 찬·반 여부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미국 스탠포드대학의 분석에 따르면 ISS의 권고가 의결권 행사에 실제 반영되는 비율이 74.3%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KT&G 역시 외국인 지분율이 약 53% 수준으로 ISS의 찬성 입장 표명에 상당부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