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역삼동에 위치한 홈플러스 본사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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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MBK에 7조6800억원에 매각
최대 먹튀자본 테스코…선배당 1조원에 매각차익 5조원
비정규직 재계약 제외, 노조 강력 대응
[메트로신문 김성현기사]국내 대형마트 업계 2위인 홈플러스가 국내 최대 사모펀드(PEF)인 MBK파트너스(회장 김병주)에 7조6800억원(42억4000만 파운드)에 매각된다.
홈플러스(사장 도성환)는 영국 테스코(사장 데이브 루이스)와 MBK파트너스가 7일 홍콩에서 이같은 금액에 홈플러스 그룹 주식 양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테스코는 지난 1999년 4월 홈플러스 지분 100% 확보에 8113억원을 투자해 5조원대 매각 차익을 챙기게 됐다.
◆ 국내 최대 사모펀드 품에…매각 차익 5조원
이번 계약금은 MBK가 홈플러스 지분 100%를 매입하는 금액과 차입금 1조4000억원을 승계하는 조건으로 산정된 것이다.
MBK 컨소시엄은 향후 2년 간 홈플러스에 1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MBK 측은 인수 조건으로 임직원 전원을 고용승계하고 인위적 구조조정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다만 노조가 우려했던 비정규직의 재계약 조건은 제외됐다.
MBK는 그간 테스코 측이 추진하던 '선 배당 지급'은 하지 않기로 했으며 합병에 따른 직원들 위로금 지급 여부도 계약서 상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주식양수 절차는 늦어도 다음 주 중으로 끝날 것으로 알려졌다.
MBK는 앞서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와 캐나다공무원연금, 테마섹 등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홈플러스 인수전에 돌입했다.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AEP)-KKR 컨소시엄, 칼라일그룹과 경쟁을 벌였다.
이번 홈플러스 인수금액은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에서 2007년 신한금융지주의 옛 LG카드 인수가격인 6조6765억원을 웃도는 사상 최대 규모이다. 토종 사모펀드가 7조원에 달하는 거대 M&A에 성공한 것도 처음이다.
홈플러스는 대형마트 140개, 기업형슈퍼마켓(SSM) 375개, 편의점 327개, 홈플러스 베이커리, 물류센터, 아카데미, 홈플러스e파란재단 등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회계연도에 매출 8조6000억원, 상각전 영업이익(EBITDA) 7880억원을 각각 올렸다.
MBK파트너스는 2005년 3월에 설립됐으며 9조5000억원 규모로 미래에셋 자산운용에 이어 한국 투자금융부문 2위다. 2013년 웅진코웨이를 약 1조원에 인수 후 현재는 재 매각 중이다.
◆ 노조 강력 대응…
그동안 사모펀드의 홈플러스 인수를 반대했던 홈플러스 노동조합은 MBK파트너스가 정식으로 홈플러스를 인수함에 따라 강력히 대응할 방침이다.
노조 측은 "MBK파트너스가 사회적 비판여론과 직원들의 규탄, 우려의 목소리에 대해 위로금을 들먹이며 무마하려 하지만 고용안정과 분할매각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밝히는 게 우선"이라며 테스코에 대해서는 "두번 다시 한국사회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2만5000직원과 시민사회단체가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덧붙여 8일 오후 1시까지 대화와 협상에 대한 MBK파트너스의 답변을 지켜볼 것이며 MBK가 지속적으로 대화를 거부할 경우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달 28일 MBK는 홈플러스 노조에게 회유편지를 보냈다. 편지에는 MBK파트너스가 본입찰에 참여한 유일한 국내 사모펀드로 노동자의 고용을 보장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하지만 노조 측은 MBK가 케이블통신업체 C&M의 인수에 참여했을 때 이 같은 약속을 했지만 비정규직 노동자는 보호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더욱이 최근 홈플러스 부산 아시아드점에서 비정규직 여성 4명이 해고됨에 따라 홈플러스 내부에서는 이미 비정규직을 향해 해고바람이 분 것이 아니냐는 소문까지 돌고 있는 상황이다.
MBK측은 C&M 인수 참여시 해고된 노동자 109명은 단체협약에서 제외된 비정규직 노동자이며 지난해 12월 재고용됐다고 해명했다.
한편 이번 홈플러스 매각을 사이에 둔 노사 갈등에서 국민연금기금도 자유롭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MBK에 1조원 대 투자 계약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측은 "국민의 노후를 책임지고 공공성을 가져야할 국민연금이 해외자본 먹튀에 가담했을 뿐 아니라 근로자의 고용불안에도 가담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