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사장단, ISS 보고서에 실망감 드러내
[메트로신문 임은정 기자] 삼성그룹 계열사 사장들이 글로벌 의결권 자문기관 ISS(기관투자자서비스)의 보고서에 대해 실망감을 드러냈다.
삼성 사장단은 8일 서울 서초구 삼성 서초사옥에서 열린 수요 사장단협의회에 참석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난 3일 발표된 ISS의 보고서에 대해 의견을 밝혔다.
김신 삼성물산 사장은 삼성물산 주주들에게 제일모직과의 합병에 반대하라는 의견을 낸 ISS 보고서에 대해 "결과가 그렇게 나올거라 예상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아침에 신문을 보니 ISS가 제일모직 투자자에게 합병을 찬성하라면서 제일모직에 대한 가치평가를 한 게 있다. 그런데 삼성물산 관련 가치평가를 할 때의 기준과 내용이 다르더라"며 "하나의 잣대를 가지고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데 잣대가 다른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전했다.
삼성물산과 합병을 추진 중인 제일모직의 김봉영 사장 역시 ISS 보고서에 대해 "허점이 있는 것 같다"며 "합리적인 판단이 아닌 것 같다"고 전했다.
아울러 ISS 보고서가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윤용암 삼성증권 사장은 "ISS의 내용이 합리성이나 객관성이 많이 결여됐다는 국내 비판에 주목하고 있다"며 "평가업체의 신뢰가 떨어지면 앞으로 그 서비스를 계속 써야되는가 하는 심각한 회의가 든다"고 밝혔다
윤 사장은 이번 판단으로 ISS의 권위가 손상을 입은 것 같냐는 질문에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또한 "국내 대기업의 구조, 문화, 역사와 정서 등을 국내 전문가들이 10여년 이상 지켜봐온 노하우가 훨씬 더 깊이 있고 무게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현재 엘리엇을 포함한 삼성물산의 외국인 지분은 33%에 달한다.
ISS의 결정은 해외 투자 기관들에게 큰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삼성물산은 ISS의 결정을 자사에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어내고자 했다.
지난달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과 김신 사장은 ISS와 컨퍼런스콜을 진행하며 설득작업을 펼쳤다.
하지만 ISS의 보고서가 삼성 측에 불리하게 나오자 삼성 사장들은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기관인 ISS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