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MERS)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유통업계 전반에 비상이 걸렸다.
백화점·마트·식품·화장품·호텔 등 유통업계는 소비자와 접촉이 많고 밀접한 대표적인 서비스 업종인 만큼 행여나 메르스로 인한 불상사로 기업 이미지에 영향을 받을까 우려해서다. 매장과 직원들에 대한 위생관리를 강화하고 소비자 대상으로 열려던 행사를 미루는 등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4일 CJ그룹은 CJ제일제당·CJ E&M·CJ대한통운·CJ오쇼핑·CGV 등 주요 계열사 사내 게시판에 메르스 증상에 대한 정보를 임직원들에게 안내하는 한편 중동 지역으로의 출장·여행이나 사람이 많은 장소의 방문을 가급적 자제할 것 등을 당부했다.
특히 CJ는 CGV와 CJ푸드빌 등과 같이 소비자가 접점이 많은 매장에서는 이번 주 내에 전 매장에 스태프용 마스크를 배포하고 주말부터 모든 직원이 착용하고 근무하기로 했다. 또 손 소독기·세정제·체온계 등을 확대 비치했다.
CJ그룹 관계자는 "아직까지 특이 상황은 없지만 메르스를 우려하는 소비자와 직원들의 안전을 고려해 CGV와 CJ푸드빌 등에 대해 직원들의 마스크 작용을 의무화 했다"며 "마스크가 확보되는 되는대로 착용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홈플러스는 메르스 확진 환자가 발생한 평택지역 내 6개 매장의 시식행사를 잠정 중단했다. 또 전국 124개점에서 운영 중인 문화센터 1024개 강좌도 휴강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메르스 관련 보도를 주시하면서 상황에 따라 매장 전 직원 마스크 착용 여부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마트는 전국 매장 외에 송파구 본사 출입구에 손소독제를 비치하고 출입할 때마마 소독제 사용을 필수화했다. 이달 정기점진도 미루는 것으로 고려중이다.
AK플라자는 이번 주말부터 매장 오픈 전 메르스 병역작업을 실시한다. 메르스 전문 방역을 위해 현재 보건소와 상의 중에 있으며 이르면 이번 주말부터 전 매장에 오픈 전 방역작업을 실시 할 계획이다.
편의점 씨유(CU)를 운영하는 BGF는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본사에 출근하는 전직원 대상으로 체온 체크를 시작했다. 체온 측정과 손 소독을 하지 않고는 회사에 출입할 수 없도록 했다.
명동 쇼핑 중인 외국인 관광객이 메르스 확산을 의식한듯 마스크를 작용하고 있다.
식품 업체들은 예정됐던 행사를 미루고 있다. 오뚜기는 최근 메르스 사태로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두 차례 소비자가 참여하는 충북 음성 공장 견학 행사를 취소했다. 농심도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경기와 충청 지역 공장 견학이 잠정 중단했다.
동원그룹·롯데제과·매일유업 등은 본사 지원들의 개인위생은 물론 메르스 확진 환자가 발생한 평택 인근 생산 공장을 중심으로 출근 전 직원의 체온 측정은 물론 마스크 상시 착용을 의무화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3일 에뛰드하우스·이니스프리·아리따움·마몽드 등 브랜드 매장과 연구소에 위생 관리 지침을 공지했다. 또 이니스프리가 13일 용산가족공원에서 개최하기로 한 이벤트 행사를 잠정 연기했다.
삼성동에 위치한 인터컨티넨탈 서울은 한식 프로모션 차원에서 최근 카타르 도하를 방문한 호텔 셰프 4명에게 메르스 잠복기를 감안, 이달 동안 출근을 하지 않도록 지시했다.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은 전사적으로 직원들에게 예방수칙을 공유했으며, 호텔 더 플라자는 메르스 사태 발생초기부터 직원들에 대한 위생 교육을 추가로 실시 중이다.
강원랜드는 지난 1일부터 적외선열감지기를 고객 이동이 많은 장소에 설치한데 이어 이날부터 리조트 전역에 추가 확대 설치하는 등 메르스 사전차단을 위한 비상대응체제에 돌입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메르스 관련해 업체가 개별적으로 대응책을 마련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그러나 소비자 불안감의 직격탄은 유통업체들이 고스란히 받고 있다"며 "정부의 빠른 조치가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