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주류(대표 이재혁)의 클라우드가 빠르게 점유율을 점차 높이면서 국내 맥주시장이 수십 년간 유지돼온 '오비맥주 대 하이트진로'의 양강 구도에 균열을 내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440억원의 매출을 올렸던 클라우드는 올 1분기에만 196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시장점유율 3%를 차지했다. 맥주시장 점유율을 1%포인트 올리려면 200억원의 마케팅 비용이 들 정도로 어렵다는 업계의 정설 속에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롯데주류는 배우 전지현을 앞세운 공격적인 마케팅과 대형마트에서 편의점까지 장악한 그룹 계열사들의 방대한 유통망을 바탕으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롯데주류 충주공장 클라운드 캔백주 생산라인의 모습./롯데주류 제공
반면 부동의 맥주시장 1위였던 오비맥주의 매출은 감소했다. 오비맥주의 모회사인 AB인베브는 올해 1분기 분기보고서에서 "한국의 맥주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약 4% 감소했다"며 "치열한 경쟁 때문에 점유율이 하락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오비맥주가 마이너스 성장을 한 것은 9년만이다. 2007년부터 2013년까지 7년간 지속적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지난해 영업이익이 8년 만에 감소하고 매출증가율이 3%에 그친데 이어 올 들어서는 역성장까지 하게 됐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매출 하락으로 올 1분기 오비맥주의 국내 시장 점유율이 60% 아래로 떨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이트진로가 37∼38%, 롯데주류가 3%를 차지하면서 오비맥주의 점유율은 60% 밑으로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하이트진로는 올 1분기 영업이익 263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48.6%, 매출액도 4310억원으로 5.3% 늘었다고 공개했다.
업계 전문가는 "지난해 카스맥주의 소독약 냄새 파동으로 오비맥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있는 반면 하이트진로의 뉴하이트와 롯데주류의 클라우드는 빠르게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며 올해 맥주시장의 판도 변화 가능성을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