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쟁 전공…부모님, TV 나와 좋아하셔
아오이 유우 이미지 "노력해서 바꿀 것"
외모 관련 댓글보다 연기 지적 더 신경
배우 손수현(27)은 일본 배우 아오이 유우를 닮아 주목 받았다. 그러나 누군가의 아류로만 존재하기엔 손수현의 연기 열정은 확고했다. 지난 4월 종영된 KBS2 '블러드'를 통해 처음 드라마에 출연했다. 뱀파이어임을 숨기고 사는 민가연 역을 맡아 박지상(안재현)을 향한 풋풋하고 안타까운 외사랑을 표현했다.
"'대본을 보면서 함부로 상상하면 안 된다'는 걸 느꼈어요. 많은 가능성을 열어두고 연기해야 한다는 점이요. 준비를 너무 많이 해가도 제가 생각한 것과 현장에서 요구하는 게 다르면 혼란스럽더라고요. 특히 혼자 대본을 읽을 때는 괜찮았는데 상대방이 대사를 하면 외워간 말이 소용 없어질 때도 있어요. 민가연이 뱀파이어인 건 저 역시 나중에 알았죠. 비밀을 간직한 캐릭터라는 설정만 갖고 연기했어요. 제가 대본을 잘못 읽은 줄 알았어요."
손수현은 한국의 아오이 유우라는 별명에 대해 "노력해서 바꾸고 싶다"고 각오했다.
"많은 분들이 저를 전문 모델로 오해하는 경우가 있어요. 저는 그만한 신체 조건이 되지 않습니다. (웃음) 학교를 다니면서 아르바이트로 피팅 모델을 했을 뿐이죠. 그렇다 보니 온라인에 사진이 많이 있고 아오이 유우라는 굳어진 이미지가 있어요. 연기를 시작하는 입장에서 안고 가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예전에는 외적인 부분으로 변화를 주려고 했어요. 공식석상에서 화장을 진하게 하거나 옷을 소년스럽게 입었죠. 그래도 평가는 똑같더라고요. 외적인 부분이 중요하지 않다는 걸 배웠죠."
악성 댓글에 상처받을 법하지만 "개이치 않는다"며 자신의 털털한 성격을 이야기했다.
"악성 댓글을 보면 울컥할 때가 있어요. 해명하고 싶은 부분도 있고요. 근데 원래 안 좋은 걸 잘 잊어버리는 성격이에요. 편하게 사는 거죠, 대부분의 댓글은 '아오이유우 따라 한다' '유우보다 못 생겼다'에요. 저 못생긴 거 알아요. (웃음) 외모에 관한 건 별로 신경 쓰이지 않죠. 오히려 '연기 못한다' 이런 글을 보면 상처 받아요. 우울해진 적은 없지만 '두고 보자! 다음엔 잘 할 거다'라고 다짐하는 계기가 되죠."
국악고등학교를 졸업한 손수현은 대학에서 아쟁을 전공했다. 소속사가 없는 상태에서 지인의 소개로 그룹 빅뱅의 대성 뮤직비디오 여주인공으로 발탁돼 연예 활동을 시작했다.
"세 살 차이 나는 남동생은 '누나가 왜 연예인인지 모르겠다'고 해요. 처음 국악을 시작한 이유는 엄마가 하라고 해서였죠. 그런데 아쟁을 잘 하고 싶다는 목표가 생겼어요. 연기는 악기를 다룰 때 움직임을 익혀야 해서 배운 적이 있죠. 연예인 활동은 지금 소속사 대표를 만나 자연스럽게 시작했어요. 아버지는 악단에 들어가 공연하는 안정적인 삶을 원하셨어요. 그런데 지금은 부모님 모두 'TV에 나오니까 좋다'고 말씀하세요."
본격적으로 연기를 시작한 그는 대중과의 공감대 형성을 중시했다.
"신뢰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제 노력도 필요하지만 대중의 호응이 있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연기는 혼자 하는 게 아니잖아요. 작품이 공개되는 순간 저만의 것이 아니죠. 대중과 저의 교집합을 계속 고민할 거예요. 공감대가 형성될 때까지 꾸준히 대쉬할 겁니다. 결론은 파이팅이에요.(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