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연속 홈런왕 도전 박병호·FA 최대어 최정 등 치열한 경쟁 예고
첫 시즌 우승 노리는 김현수·케이티 이적 이대형 활약도 관심
또 다시 야구의 계절이 찾아왔다. 올 시즌은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사상 최고액의 '돈 잔치'가 벌어진 만큼 MVP를 향한 선수들의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번 시즌에 각 구단별로 주목할 선수들을 살펴봤다.
◆ 부상 없는 시즌이 목표 - 삼성 라이온즈 박석민
지난 시즌 삼성 라이온즈는 정규리그와 포스트시즌 통합 4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그러나 박석민(29)은 옆구리 통증으로 시즌 후반 부진을 겪은 탓에 동료들에 대한 미안함으로 지난 시즌을 마무리했다. 그나마 생애 첫 골든글러브 3루 부문 수상으로 아쉬움을 달랬다.
그래서 올해 박석민의 목표는 바로 부상 없는 시즌을 보내는 것이다. 통합 5연패가 목표인 팀을 위해서라도 부상은 박석민이 가장 경계해야 할 부분이다. 올해 팀의 주장이 된 만큼 어깨도 더욱 무거울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올 시즌을 바라보는 박석민의 얼굴을 밝다. 지난 14일에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시범경기에서 그는 투런 홈런을 포함해 4타점을 올리며 팀의 11-4 완승을 이끌었다. 지난 23일 열린 미디어데이에서는 "우승한다면 주장의 권한으로 저만 빼고 김상수, 구자욱 선수가 팬티만 입고 팬들 앞에서 춤을 추게 하겠다"고 말하는 여유도 보였다.
◆ 4년 연속 홈런왕 향해 - 넥센 히어로즈 박병호
지난 시즌에도 박병호(28)의 방망이는 뜨거웠다. 이승엽, 심정수에 이어 11년 만에 50홈런을 달성한 그는 52홈런으로 시즌을 마치며 3년 연속 홈런왕의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같은 팀 서건창에게 MVP를 양보했지만 그의 활약이 MVP 못지않았음을 부인할 이는 아무도 없다.
올해 목표는 프로야구 최초 4년 연속 홈런왕이다. 이를 위해 박병호는 지난 1월 일본 오키나와에서 실시한 스프링캠프 훈련에서 지난 시즌보다 무게 20g을 늘린 900g의 새 방망이로 훈련에 나섰다. 그는 "무게가 늘수록 강한 타구를 날릴 수 있다"며 올해 더 강한 타구를 날리겠다고 밝혔다.
꿈은 시범경기부터 현실이 되고 있다. 지난 8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케이티 위즈(kt wiz)와의 시범경기 2차전에서 박병호는 투런포에 만루홈런까지 2홈런 6타점을 기록하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15일에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범경기에서도 솔로 홈런을 치며 건재함을 알렸다.
◆ '30-30' 기록 도전 - NC 다이노스 나성범
NC 다이노스의 간판 스타인 나성범(25)은 지난 시즌 골든 글러브 외야수 부문을 수상하며 NC 창단 이래 첫 골든 글러브 수상자의라는 명예를 안았다.
2015년 나성범의 목표는 '30-30' 기록 도전이다. 홈런 30개와 도루 30개를 모두 달성해 '팔방미인'으로 거듭나겠다는 뜻이다.
나성범은 지난해 타율 0.329, 30홈런, 101타점을 찍으며 팀의 중심타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30홈런 100타점을 기록하는 것도 올해 목표다.
나성범에게 2015년은 개인적으로도 특별한 한 해가 될 전망이다. 오는 12월 결혼식을 올릴 예정인 그는 최근 이미 혼인신고를 마쳤으며 지난해 아들도 얻었다는 소식을 전해 화제가 됐다. 그는 "가족이 지금 큰 힘이 되고 더 야구를 잘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 새 구종으로 새 시즌 준비 - LG 트윈스 봉중근
봉중근(34)은 고심 끝에 지난해와 같은 연봉 4억5000만원에 도장을 찍었다. 스프링캠프 훈련에 막바지로 합류한 그는 "연봉 협상과정에서의 모든 일은 다 잊었다"며 "이제 스프링캠프에서 열심히 하는 일만 남았다"고 각오를 다졌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30일 동안 일본 돗토리 월드윙 재활 센터에서 일본 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곤스 투수들과 함께 훈련한 봉중근은 일본 투수들의 특기인 포크볼을 새로 배웠다. 그는 "올해 '마구'로 포크볼을 던질 예정"이라며 "작년 후반부터 던져 재미를 본 슬라이더와 더불어 올해 구사 비율을 높일 예정"이라고 신무기를 소개했다.
올 시즌이 끝나면 FA 자격도 얻는다. 봉중근은 "미국 생활을 접고 한국으로 들어올 때 내가 FA 자격을 얻을 줄 생각도 못했다"며 "올해 더욱 재미있게 야구를 해 35세이브 이상,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해 40세이브까지 거두고 나서 나를 신뢰하는 모든 분이 실망하지 않게끔 하겠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 FA 최대어 활약 예고 - SK 와이번스 최정
지난 겨울 FA 시장에서의 관심은 최정(28)에게 쏠렸다. 이적료 100억설이 돌며 FA 최대어로 손꼽혔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정의 선택은 친정팀 SK 와이번스였다. 4년 86억에 SK에 잔류하기로 결정한 그는 "몸값에 연연하지 않는다"며 "지금까지 한 것에 보상을 받았다고 느낄 뿐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조차 없이 늘 그래왔듯 한 해 연봉을 받는 선수의 자세로 돌아갈 것"이라며 새 시즌을 맞이하는 각오를 덤덤하게 전했다.
그러나 시범경기에서 보여준 활약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시범경기 5경기에서 타율 0.067(15타수 1안타) 2타점에 그치며 부진을 보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최정에 대한 팀의 믿음은 확고하다. 김용희 감독은 "최정이 전체적으로 컨디션이 안 좋은 것 같다"며 "크게 걱정할 부분은 아니다. 지금 시기가 나쁜 시기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 올해는 꼭 시즌 우승을 - 두산 베어스 김현수
올해로 프로 데뷔 10년째인 김현수(27)에게는 아직까지 이루지 못한 것이 하나 있다. 바로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지난 시즌에도 우승의 기회는 있었지만 삼성의 벽을 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올해 연봉 7억5000만원으로 FA와 해외파를 제외한 최고 연봉 선수가 된 그에게 시즌 우승은 포기할 수 없는 꿈이다.
이번 시즌을 마치면 FA 자격도 얻는다. 어느 때보다도 큰 기대를 갖고 경기에 임할 수밖에 없다. 김현수는 "슬라이딩도 펜스 수비도 더 열심히 하겠다. 예비 FA라고 몸을 사리지 않겠다"며 강한 각오를 드러냈다.
평가전과 시범경기에서도 쾌조의 컨디션을 보였다. 지난 2월에 열린 일본 소프트뱅크 호크스와의 평가전에서는 2루타 2개를 포함해 4타수 4안타의 타격감을 과시했다. 지난 15일에 열린 케이티 위즈와의 시범경기에서는 4-4로 맞선 8회말 2사 1, 2루에서 좌월 2타점 2루타를 쳐 결승점을 뽑으며 팀의 승리를 견인했다.
◆ 45세까지 그라운드에서 - 롯데 자이언츠 손아섭
손아섭(27)은 올해 초 스프링캠프 훈련에서 "예전에는 타격왕, 최다안타상, 골든글러브를 받겠다는 욕심이 강했지만 이제는 꾸준히 경기에 나서고 싶다"며 "내 꿈은 마흔 다섯까지 야구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꿈만 생각하면 나 자신과 타협했던 마음이 간절함과 절박함으로 돌아온다"며 "오랫동안 그라운드에 서고 싶다"고 새 시즌을 맞이하는 각오를 전했다.
손아섭은 지난 시즌 어깨 부상에도 불구하고 타율 0.362(3위), 175안타(2위), 18홈런(18위), 80타점(22위), 105득점(4위), 출루율 0.456(3위) 등 타격 전 부분에서 고른 성적을 올렸다. 4년 연속 골든글러브를 수상했고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는 대표팀으로 출전해 금메달을 목에 걸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시즌 후반 부상으로 경기에서 뛰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그는 "정규시즌까지 남은 기간 베스트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각오를 전했다.
◆ 토종 투수 1위 넘어설 것 - KIA 타이거즈 양현종
양현종(27)은 지난해 다승 2위(16승), 탈삼진 3위(165개)로 한국인 투수 중 가장 좋은 성적을 올렸다. '토종 투수 1위'라는 영광스러운 타이틀을 얻었다.
그러나 그는 이런 타이틀에 만족할 생각이 없는 듯 하다. 지난 1월 스프링캠프 훈련지인 일본 오키나와로 출국하기 전 취재진과 만난 그는 "토종 투수로서의 자존심을 세우고 연말에 떳떳하게 상을 받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또한 양현종은 "그동안 한국야구, 한국인으로서 자존심이 상했는데 올해는 지난해보다 경쟁이 치열할 것 같다"며 "생각보다 높은 방어율도 신경 쓰고 이닝도 길게 던져야 한다는 책임감이 많이 생겼다"고 강조했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을 시도했다 불발되기도 했지만 지금은 마음을 다잡고 올 시즌을 준비 중이다. "'열심히'보다는 '잘' 해야 한다는 생각"이라는 양현종은 28일 광주구장에서 열리는 LG 트윈스와의 개막전에 선발로 출전해 헨리 소사와 맞대결을 펼친다.
◆ 팀의 든든한 주장으로 - 한화 이글스 김태균
3년 연속 꼴찌였던 한화 이글스는 올해 '야신' 김성근 감독 지휘 아래 팀을 완벽하게 재정비해 새로운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팀의 주장인 김태균(33)이 있다.
올해 다시 주장이 된 김태균은 스프링캠프 훈련에서부터 후배 선수들을 챙기며 팀의 단합에 힘을 쓰고 있다. 후배 한 명이 "신고 선수"라고 자신을 소개하자 "팀에 소속된 이상 다 똑같은 선수일 뿐 주축 선수냐 신고 선수냐의 차이는 없다"며 '신고 선수'라는 단어를 쓰지 못하게 했다는 일화는 주장으로서 든든한 면모를 잘 보여준다.
김성근 감독의 훈련 아래 체중도 감량했다. 지난해 10월 말 111.8㎏이었던 김태균은 스프링캠프 훈련이 마칠 무렵 107㎏까지 체중을 감량했다. 김성근 감독은 "김태균은 더 잘 할 수 있다. 더 커나갈 수 있다. 그렇게 되도록 해주고 싶다"며 강한 믿음을 나타냈다.
◆ 신생 팀에서 새로운 활약 - 케이티 위즈 이대형
지난해 KIA 타이거즈에서 주전 중견수로 활약하며 타율 0.323에 22도루를 기록한 이대형(31)이 신생 팀인 케이티 위즈로 이적한다는 소식은 야구 팬들을 놀래기에 충분했다. KIA 타이거즈로 이적한지 1년 만에 또 다시 팀을 옮겼기 때문이다.
그는 "기대가 큰 만큼 스프링캠프부터 준비를 열심히 해서 좋은 성적을 내겠다"며 "팀을 또 옮겼는데 이제는 옮기는 일이 없도록 팀에 꼭 필요한 선수가 되겠다"고 입단 소감을 밝혔다.
올해 신생 팀인 케이티는 시범경기 동안 4승8패로 9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젊은 팀다운 패기로 정규시즌에서의 활약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그 중심에 이대형이 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지난 19일에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시범경기에서는 그는 우중간 적시타로 타점을 올리며 팀의 3-2 승리를 견인했다. 김사연과 함께 '테이블 세터'로 눈도장을 찍은 그가 올 시즌 어떤 활약을 펼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