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허구연·A.J.엘리스 극찬 받아 "류현진 공 날카롭다"
류현진이 허구연 해설위원과 팀 동료이자 포수인 A.J.엘리스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류현진은 13일(한국시간) 오전 10시 15분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의 피오리아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시범경기에 첫 선발 등판해 2이닝 동안 삼진 2개를 포함해 퍼펙트로 막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류현진은 시범경기 첫 등판에 나선 투수라고는 믿기지 않았다. 류현진의 직구는 정규시즌 초반처럼 싱싱했고,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는 타자 앞에서 날카롭게 변했다.
류현진 특유의, 힘이 전혀 들어가지 않은 부드러운 투구 동작도 여전했다. '옛 동료'인 맷 캠프를 상대로는 거의 직구 위주로 밀어붙였다. 그만큼 구위에 자신감이 넘쳤다.
직구 최고 구속은 93마일(약 150㎞)을 찍었다. 류현진의 몸 상태가 지금 정규시즌에 돌입해도 될 정도로 올라왔다는 확실한 증거다.
류현진의 이날 쾌투는 그를 걱정하던 국내 팬들을 안심시킨 것은 물론 현지 기자들에게도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또한 팀 동료이자 류현진의 공을 받은 포수 A.J엘리스는 "류현진의 공이 매우 날카로웠다(sharp)"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엘리스는 류현진이 3회말 교체된 뒤 이뤄진 현지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류현진의 공이 날카로웠다"며 "낮게 제구가 잘됐다. 오프시즌 동안 잘 준비한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2년간 다저스의 '안방마님'으로 류현진의 공을 직접 받은 엘리스는 올해에는 새로 합류한 야스마니 그란달과 주전 자리를 다투고 있다.
경기 중간에 더그아웃에서 이뤄진 약식 인터뷰였기에 엘리스가 답한 내용은 여기까지다.
홈팀 더그아웃에 있던 사진 취재기자들에 따르면 이날 샌디에이고의 1번 타자 윌 마이어스는 류현진을 상대로 유격수 직선타로 물러난 뒤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면서 "공이 매우 낮게 들어온다. 공략하기가 어렵다"고 푸념처럼 털어놨다고 한다.
포수 바로 뒤에서, 즉 스카우트석에서 허구연 해설위원도 "첫 투구치고는 생각보다 잘 던졌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허 위원은 "1회에 공이 높았지만 2회부터 낮게 제구가 잘 됐다. 2회에는 감을 잡은 것 같았다"며 "1회에는 파울이 많았는데, 아직 베스트 컨디션이 아니라서 배트와 공이 차이가 크게 안 벌어져서 그랬던 것 같다"고 짚었다.
허 위원은 "인상적인 것은 (2회말 첫 타자인) 저스틴 업튼을 상대로 3볼 1스트라이크에서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유도한 것이었다"며 "윌 미들브룩스를 상대로도 양쪽 사이드로 빠른 볼 다음에 슬라이더로 삼진 잡은 게 가장 돋보였다"고 지적했다.
허 위원은 "류현진의 팔 각도를 집중적으로 체크했다"며 "작년에는 체인지업을 던질 때 팔의 각도가 떨어졌는데, 오늘 내 시각으로는 체인지업, 슬라이더, 직구가 차이가 안 났다. 팔 각도가 굉장히 좋았다. 옆에 있는 미국 스카우트에게도 차이가 있느냐고 물어보니 없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그는 "류현진이 작년에는 체인지업이 잘 안 됐다. 한국에서는 투수들이 서클체인지업을 던질 때 휘다가 떨어지는 것을 요구하는데, 릭 허니컷 다저스 투수코치는 류현진에게 날카로운 슬라이더가 있으니 체인지업도 떨어뜨리는 각도를 더하라고 집중적으로 요구했다"며 "역시 감이 좋은 투수라 그런지 금방 개선시킨 것 같다"고 높은 점수를 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