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도 재수하면 1등 할까요?
문재인, 대권 재도전 교두보 마련…당 분열 위기 넘어야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8일 당대표 경선에서 승리해 대권 재도전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문 신임 당대표는 부산의 명문 경남고에서 수재로 이름을 날렸지만 1971년 서울대 진학에 실패해 재수 끝에 72년 경희대 문과 전체 수석으로 법학과에 입학했다. 대선 재수도 과연 1등을 할 수 있을까. 대입 재수 시절 문 대표는 학창시절 내내 자신을 괴롭힌 가난과 싸워야 했다. 또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기도 했다. 대선 재수는 '빈곤한 비전'과의 싸움이자 '분열된 야권' 내부의 싸움이 될 전망이다.
문 대표는 이번 경선에서 대안세력으로서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비전을 보여주지 못했다. 박지원 의원의 네거티브 전략에 휘말려 막장 싸움을 되풀이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박근혜정부의 '복지 없는 증세' 정책이 전방위적인 비판에 부딪혀 동력을 상실해 가는 와중에도 기존의 '소득주도성장론'을 다시 제시하는 데 그쳤다. 국민들 중 소득주도성장론의 실체를 알고 있는 이는 드물다. 문 대표의 비전 제시가 보여주기에 그쳤다는 의미다.
문 대표는 경선 내내 '이기는 정당'을 위해 자신을 선택해 달라고 외쳤다. 문 대표가 '이기는 정당'을 위한 방법론으로 제시한 것은 '네트워크 정당, 스마트폰 정당'이었다. 문 대표는 "저도 당 재정이 어떻게 되고 어떻게 집행되는지 잘 모른다"며 "당원들이 스마트폰 하나만 보면 당 운영 상황을 실시간으로 알 수 있게 해야 한다"고 했다.
당과 당 밖의 지지자들을 한데 묶어야 한다는 주장이지만 당내 반대파에서는 외부기반이 강한 문 대표의 전략적 선택이라며 경계해 왔다. 실제 김한길 전 대표 체제에서 '네트워크 정당' 추진 작업은 제자리 걸음이었다. 김 전 대표 체제에서 실무작업을 담당한 장화철 전 새정치연합 인터넷소통위원장은 지난해 당을 떠나면서 "온·오프 네트워크 정당 시스템을 구축해 자료를 배포할 준비까지 모두 마쳤지만 지도부는 활성화시키지 못했다"고 했다.
당내에는 '네트워크 정당'보다는 '중도주의'로의 노선 변경을 원하는 세력도 있다. 이번 경선을 거치면서 노선 변경을 원하는 세력과 문 대표 지지자들과의 거리는 더 멀어졌다. 당 안팎에서는 '분당설'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총선·대선 승리에 앞서 문 대표가 넘어야 할 시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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