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14전당대회에 이어 두 번째 비박(비박근혜)의 승리다. 공교롭게도 박근혜 대통령의 63번째 생일날에 벌어진 일대사건이다. 파괴력은 전당대회보다 더 클 전망이다. 2일 유승민 신임 원내대표의 경선 승리는 김무성 대표와 달리 '박 대통령이 레임덕으로 가느냐 마느냐'의 중대 기로에서 나왔다.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이날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또 다시 최저치를 경신했다. 청와대는 국무회의를 연기해 세 명의 겸직장관 표까지 투입했지만 여당내 지원세력인 당지도부·원내지도부를 모두 상실하고 말았다. 유 신임 원내대표는 좌면우고하지 않는 성격이란 평을 듣고 있다. 청와대와의 정면충돌을 피해 온 김 대표와는 다르다는 평가다. 청와대의 진정한 쇄신이 없다면 '조기 레임덕'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날 소속 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결과는 '유승민 84표·이주영 65표'였다. 박빙승부가 될 것이란 당초 예상과는 달랐다. 지난해 당원을 대상으로 한 전당대회 결과는 '김무성 5만2706표·서청원 3만8293표'였다. 친박(친박근혜) 좌장이라는 서 의원, 새로운 친박의 중심으로 떠오른 이 의원이 모두 크게 패했다. 당심에 이어 의원들의 마음까지 모두 친박을 떠난 셈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경선결과가 나온 직후 "유 의원(신임 원내대표)이 수평적 당청관계를 강조하다보면 사사건건 (청와대와) 충돌할 수 있으며 특히 가장 우려되는 것은 유 의원이 정부의 정책과 다른 방향으로 독자적인 정책을 밀어붙일 경우 새로운 갈등을 낳을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일각에서는 유 신임 원내대표의 '원조 친박' 경력을 근거로 애써 낙관론을 펴기도 했지만 유 신임 원내대표는 승리 직후 방송에 출연해 '확인사살성' 발언을 내놨다. 그는 "최근에 연말정산 파동이나 건강보험료 파동이나 이런 여러 가지 사태를 보면서 (청와대가) 바닥민심을 너무 모르고 그런 정책이나 법을 도입했을 때 국민들께서 얼마나 분노하실지를 모르고 이런 실수를 자꾸 저지른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와대의 정책이) 옳은 길이라면 당이 약간의 반대여론이 있더라도 적극 추진을 하겠다"며 "만약 그게 옳은 정책이 아니고 또 국민의 민심하고도 너무 동떨어진 그런 정책이라면 저희들이 정말 청와대와 정부하고 거의 매일 '소통'을 해서 바로잡아 나가겠다"고 했다.
유 신임 원내대표는 '소통'이라고 표현했지만 주변은 보다 의미심장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유 신임 원내대표의 승리에 대해 "박근혜정부의 대통령의 불통과 독단에 경고음을 울린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유기홍 수석대변인은 "유 신임 원내대표는 대통령께 할 말을 확실히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며 "박근혜정부의 실정을 바로잡는 국회를 만드는 데 적극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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