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가 앤디 밴헤켄의 투구를 앞세워 한국시리즈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넥센은 8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한국시리즈(7전4승제) 4차전에서 선발투수로 나선 밴헤켄의 호투 속에 유한준과 이택근·박헌도가 차례로 홈런포를 쏘아올려 9-3으로 승리했다.
이날 경기에선 올 시즌 20승을 달성한 밴헤켄의 투구가 그라운드를 지배했다.
1차전 선발투수였던 밴헤켄은 나흘만에 마운드에 올랐지만 송곳 같은 제구력과 날카롭게 떨어지는 포크볼을 구사하며 삼성 타선을 6회까지 퍼펙트로 봉쇄했다.
7이닝 동안 삼진 5개를 곁들이며 2안타 1실점으로 막아 4차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밴헤켄은 7회까지 투구수가 80개에 불과할 정도로 공격적인 피칭을 했으나 삼성 타자들은 정타를 치지 못하고 맞히기에 급급했다.
특히 1차전 3회말 야마이코 나바로에게 2점 홈런을 맞은 이후 이날 7회초 나바로에게 다시 홈런을 맞을 때까지 30타자를 연속 범타로 처리해 한국시리즈 신기록을 수립했다.
종전 최다기록은 2004년 한국시리즈에서 배영수(삼성)가 세운 24타자 연속 범타였다.
반면 류중일 삼성 감독의 기대를 받았던 J.D 마틴은 1⅓이닝 동안 2안타와 볼넷 2개로 4실점(3자책)하고 강판됐고, 구원 등판한 배영수도 3⅓이닝 동안 피홈런 2개를 포함해 5안타로 3실점했다.
이날 넥센은 1회 첫 공격에서 기선을 제압했다. 1회말 선두타자 서건창이 좌전안타를 치고 나간 뒤 2루와 3루를 훔치자 유한준이 우익수쪽 희생플라이를 날려 선취점을 올렸다.
기세가 오른 넥센은 2회말 홈런포를 가동하며 주도권을 잡았다.
1사 후 박동원이 몸맞는공, 서건창은 볼넷을 골라 1,2루를 만들자 삼성 벤치는 선발 마틴을 내리고 배영수를 긴급 투입했다. 배영수는 이택근을 삼진으로 돌려세워 한숨을 돌리는 듯했으나 2사 후 타석에 등장한 유한준이 배영수의 초구 몸쪽 132㎞짜리 슬라이더를 통타해 좌측 펜스를 훌쩍 넘어가는 3점아치를 그렸다. 유한준의 한 방으로 점수차가 5-0으로 벌어졌다.
밴헤켄의 칼날 제구에 무력하던 삼성 타선은 7회초에야 첫 안타를 날렸다. 선두타자로 나선 나바로는 3볼-2스트라이크의 풀카운트에서 밴헤켄의 7구째 직구가 가운데 높게 들어오자 여지없이 받아쳐 가운데 펜스 넘어 백스크린을 통타하는 솔로아치를 그렸다.
삼성은 7회초 2사 후 최형우가 경기 두번째 안타를 쳤으나 추가득점에는 실패했다.
이로써 넥센과 삼성은 나란히 2승2패를 기록하며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5·6·7차전에서 우승팀을 가리게 됐다.
한국시리즈 5차전은 10일 오후 6시30분 잠실구장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