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여자축구가 29일 인천 아시안게임 결승 진출을 놓고 대결한다.
29일 오후 8시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열리는 한국과 북한의 여자축구 준결승 공격 선봉에 서는 선수는 지소연(23·첼시레이디스)과 허은별(22)이다.
잉글랜드 무대에서 활약하는 지소연은 팀에서 이번 대회 출전을 허락하지 않아 8강과 4강, 두 경기에만 뛸 수 있다. 26일 대만과의 준준결승에 처음 출전했지만 기대했던 골은 넣지 못했다. 윤덕여 한국 대표팀 감독은 "아직 (장거리 이동에 따른) 피로에서 회복하지 못했다"며 "상대의 적극적인 수비에도 힘들어했다"고 1차전에서 보여준 지소연의 경기를 평가했다.
이에 맞서 북한 허은별은 26일 중국과의 8강전에서 1-0 승리를 만드는 결승골을 터뜨리며 4강 이후 활약을 예고했다. 20일 홍콩과의 경기에 이어 두 경기 연속 득점을 기록한 허은별은 북한 여자축구를 대표하는 공격수다. 김광민 북한 감독은 "허은별의 상태가 좋지 않아 후반에 교체 선수로 투입했다"며 "그런데 골을 넣었으니 작전이 성공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소연과 허은별은 나이가 비슷해 청소년 시절부터 자주 맞붙었다. 지난해 국내에서 열린 동아시아축구연맹 선수권대회에서도 마주했고 북한이 2-1로 승리했다. 당시 지소연은 전반 20분 김수연의 득점을 어시스트했고 허은별은 전반 37분과 38분에 연속 골을 터뜨려 팀의 역전승을 주도했다.
이번 경기엔 두 나라의 자존심이 걸려 있다.
한국은 아시안게임 사상 첫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안방에서 질 수 없다는 각오와 북한전 7연패 사슬을 끊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북한은 2002년과 2006년 대회에 이어 8년 만에 아시안게임 패권을 탈환하겠다는 의지다. 또 여자축구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총애를 받는 종목이라는 점에서 질 수 없다는 각오다.
한국과 북한의 여자축구 상대 전적은 1승1무12패로 한국의 절대 열세다. 2005년 8월 전주에서 열린 동아시아연맹컵에서 한국이 1-0으로 이긴 이후 북한이 7연승을 거두는 중이다.한국과 북한의 여자축구 준결승전은 29일 오후 8시부터 SBS가 생중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