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주(19·롯데)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비회원 자격으로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우승을 차지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김효주는 14일(현지시간) 프랑스 에비앙 레뱅의 에비앙 마스터스 골프클럽(파71·6453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버디 5개에 보기 2개를 묶어 3언더파 68타를 쳤다. 최종합계 11언더파 273타로 백전노장 카리 웨브(호주·10언더파 274타)에 1타차로 역전하며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올 시즌 한국 무대에서 3승을 올리며 상금 8억원을 돌파한 김효주는 이번 대회 우승 상금으로 한번에 48만7500달러(약 5억417만원)를 거둬들였다. 김효주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LPGA 투어 정식 멤버 가입을 신청하면 5년간 투어 출전권을 얻는다.

한국 선수가 비회원 자격으로 LPGA 투어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2008년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신지애(26), 2011년 US여자오픈에서 유소연(24·하나금융그룹)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LPGA 투어 메이저대회에서 역대 세번째로 어린 나이에 우승한 김효주는 세계랭킹도 20위에서 10위로 뛰어오를 예정이다.

김효주의 돌풍은 1라운드부터 시작됐다. 그는 1라운드에서 10언더파 61타를 치며 메이저대회 최소타 기록을 세웠다. 2라운드에서 잠시 주춤했지만 3라운드에서 다시 선두를 되찾으며 신예답지 않는 안정된 경기운영을 보였다.

메이저대회를 일곱 차례나 제패한 웨브와 챔피언조에서 맞붙은 김효주는 2번홀(파3)에서 티샷을 홀 1m에 붙여 버디를 잡아 기선을 제압했다. 김효주는 9번홀에 이어 11·12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으며 단독 선두로 나섰다. 그러나 14번홀에서 4라운드 첫 보기를 범하며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 사이 웨브는 15번홀에서 버디를 잡아 파에 그친 김효주와 동타를 만들었다.

16번홀에서는 김효주가 다시 1타를 잃는 바람에 웨브는 1타차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베테랑의 기에 눌릴 법도 하지만 김효주는 끝까지 근성을 잃지 않았다. 17번홀에서 파 세이브에 성공한 김효주는 18번홀에서 회심의 두번째 샷을 홀 4.5m 앞에 붙였고 이를 버디로 연결시켰다.

그러는 사이 웨브는 세 번째 어프로치 샷을 홀 2m 밖으로 내보냈고 파퍼트 마져 놓치며 김효주에게 역전 우승을 내줘야 했다.

김효주는 국가대표 시절부터 한국여자골프를 이끌어갈 차세대 유망주로 주목을 받았던 선수다. 17세이던 2012년 4월 KLPGA 투어 롯데마트 여자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천재성을 보였다. 그해 10월 프로 무대에 뛰어든 김효주는 2개월 만에 현대차 차이나 레이디스 오픈에서 우승하며 명성을 이어갔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LPGA 출전 관문인 퀄리파잉스쿨을 건너 뛰는 김효주는 일단 올해 국내 무대에 주력한 뒤 내년 본격적으로 미국 무대를 노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