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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에서]월드컵 중계에 바라는 것



2014 브라질 월드컵이 5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방송사들의 중계 전쟁도 불을 뿜고 있다.

SBS가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완벽한 호흡을 맞춘 차범근 해설위원과 배성재 캐스터 콤비로 우위를 점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대회에서 SBS의 단독 중계를 지켜보고만 있어야 했던 MBC와 KBS가 맹렬히 추격하는 형국이다.

올해 소치 동계올림픽에서도 시청률 1위 성적표를 받아든 배성재 아나운서는 특유의 부드럽고 스마트한 이미지를 앞세워 스포츠 전문 캐스터로서 영역 특화에 나선다. 축구 중계에 가장 익숙한 목소리로 각인된 차범근 위원은 자타 공인 1등 해설자로 불린다.

MBC는 자사 아나운서가 아닌 김성주 전 아나운서를 일찌감치 전면에 내세웠다.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스타 캐스터로 발돋움한 그의 능력이 다시 펼쳐지길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홍명보 대표팀 감독과 2002년의 영광을 함께 일궜던 안정환·송종국을 중계석에 앉혀 '홍심' 간파라는 중요 임무를 맡겼다.

전현무 전 아나운서 영입 시도로 한 차례 잡음을 빚었던 KBS는 전 국가대표 이영표와 조우종 아나운서로 시청률 역전극을 준비하고 있다.

방송 3사의 중계 전쟁은 이미 예능 프로그램에서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일밤-아빠 어디가'의 출연진을 그대로 옮겨놓은 MBC 중계진은 예능과 스포츠를 오가며 손발을 맞춰가고 있다. '황금어장 라디오스타'에서는 여러 명의 전·현직 대표선수들과의 시시콜콜한 일화를 꺼내드는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화제몰이를 시도했다.

조우종 아나운서는 '풀하우스'를 비롯해 '인간의 조건' 2기 멤버로 합류하고, '우리동네 예체능'에 이영표 위원과 동반 출연하는 등 예능 대세로 급부상할 정도로 분주하게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이들보다 다소 여유가 있어 보이는 배성재 아나운서도 예외 없이 '정글의 법칙 인 브라질'에 출연하고 있다. 그는 "예능 프로그램에 누를 끼칠 바에는 기존처럼 스포츠만 했으면 좋겠다"며 자사 홍보 전략에 대한 불만을 돌려 말하기도 했다.

방송사들이 이처럼 축구 중계 홍보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900억원에 가까운 중계권료를 지불했고, 이를 광고 수익으로 만회해야 하는 사운이 걸린 과제를 부여받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세월호 참사 여파로 급격히 악화된 광고 사정, 보도 공정성 논란으로 타격을 입은 채널 신뢰도 회복을 위해서도 월드컵이 유일한 돌파구다.

친근한 목소리로 전하는 중계는 축구에 열광하는 남성 시청자와 월드컵 때마다 남편을 뺏겨 '월드컵 과부'가 되는 신세인 여성 시청자를 포함한 남녀노소 모두를 TV 앞으로 불러들이는 데 더 없이 효과적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미 '예능 피로'가 쌓일 대로 쌓인 중계진이 지나치게 방송사 경영진의 논리만을 충족시키기 위한 시청률 띄우기식 중계에 내몰리지는 않을지 우려된다.

축구는 국민 스포츠이면서 밤새 유럽 리그를 시청하고 해외 축구 트렌드를 실시간으로 파헤치는 마니아들이 가장 넘쳐나는 종목이다. 아무리 대중적 인지도가 높더라도 중계진이 갖춰야할 기본은 전문가적인 지식과 현지에서만 접할 수 있는 넓은 시야, 빠른 정보 전달 능력이다.

우리는 국제 스포츠 경기를 시청하면서 남는 건 중계진의 고함소리와 시시껄렁한 어록뿐이라는 걸 느낄 때가 많다. 정확하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경기를 바라보고 냉철하게 분석하는 목소리는 뒷전으로 밀린 채 말이다.

캐스터와 해설자는 소리지르며 응원하고 웃기기 위한 사람이 아니다. 그런 사람은 지금 우리가 앉은 술자리에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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