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도어 레저 활동이 늘어나면서 이와 관련된 차종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최근 혼다코리아가 선보인 미니밴 '오딧세이'도 이런 차종 중 하나다. 국내에는 2012년 말 공식 데뷔했고 올해 2월 초 마이너 체인지 모델이 선보였다.
풀 체인지 모델이 아닌 만큼 대폭적인 변화보다는 몇 가지 장비를 추가하고 성능을 개선한 수준의 변화가 이뤄졌다. 겉모습에서는 블랙 하이그로시 라디에이터 그릴과 블랙 베젤 타입 헤드램프가 돋보인다. 범퍼 하단에는 크롬 라인을 넣어 멋을 부렸다.
실내에서는 2·3열 시트 승객을 위한 리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RES)이 추가된 게 가장 큰 변화다. 천장에 수납되는 9인치 스크린을 펼치고 헤드폰을 끼면 영화 감상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번 시승회에서는 '아이언맨3'가 준비됐는데, 헤드폰을 써보니 영화관만큼의 생생한 사운드가 들렸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스크린이 조금 더 크면 좋겠다는 것. 미국 판매 모델은 화면이 좀 더 큰 와이드 스크린을 고를 수 있으나 한국에는 9인치 한 가지만 수입된다.
오딧세이는 경쟁 미니밴 중 차체 높이가 가장 낮다. 오딧세이가 1735mm인 반면에 토요타 시에나는 1790mm이고 크라이슬러 그랜드 보이저는 1750mm다. 미니밴은 차체 높이가 높으면 실내공간 활용성이 높아지는 장점이 있지만 핸들링에서는 불리하다. 따라서 오딧세이는 주행성능에 좀 더 초점을 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엔진은 기존 V6 가솔린을 그대로 썼고 변속기를 5단에서 6단으로 업그레이드했다. 변화의 효과는 미세하지만 주행성능에 영향을 미쳤다. 기어비를 좀 더 잘게 쪼게 쓰면서 고속에서 엔진 회전수를 낮추는 효과가 있다. 그 덕에 고속이나 높은 rpm(엔진 회전수)에서 엔진음이 한층 더 조용해졌다. 최고출력은 시에나가 266마력, 크라이슬러 그랜드 보이저가 283마력으로 오딧세이(253마력)보다 높지만, 실제 주행성능에서는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승차감은 그랜드 보이저보다 단단하고 시에나보다 무르다. 직진성은 우수한데 좌우로 급격히 방향전환을 할 경우 자세가 흐트러진다. 타이어 사이즈는 235/60R18이고 시에나는 235/55R18이다. 이 편평률의 차이가 핸들링에 일부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그랜드 보이저는 225/65R17이어서 핸들링보다는 승차감에 비중을 둔 세팅이다.
오딧세이는 동급 수입 미니밴 중 유일하게 2열 중앙 시트를 장착한 8인승이다. 이번에 추가된 중앙 시트는 보조석의 성격이 강해서 성인이 앉기에는 좁다. 대신 시트를 젖히면 컵홀더나 수납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 시에나와 비교하면 2열의 슬라이딩 거리가 약간 짧다. 시에나는 2열 시트를 1열 바로 뒤까지 붙일 수 있어 짐 공간을 늘리기에 낫다. 또한 시에나는 2열 승객의 다리를 받쳐주는 오토만 시트가 장착되지만 오딧세이에는 그런 기능이 없다. 세 차종은 모두 3열 시트를 바닥에 수납하는 기능이 장착돼 있다. 이 가운데 시에나는 유일하게 전동식으로 시트를 수납할 수 있어 좀 더 편리하다.
혼다 오딧세이는 안락한 승차감을 중시하고 레저활동을 즐기는 30~50대에게 인기를 어필할 차다. 오딧세이는 5190만원, 시에나는 5020만원인데, 오딧세이는 시에나에 없는 리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을 장착하고도 가격차이가 170만원밖에 나지 않는다. 따라서 가족을 태울 일이 많은 이라면 오딧세이에게 높은 점수를 줄 만하다. 그랜드 보이저는 6070만원으로 가격이 조금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