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 동계 올림픽 알파인 스키 다운힐 레이스(Downhill race)에서 동메달을 딴 노르웨이의 셰틸 얀스루드(Kjetil Jansrud, 28세)가 자신에게 동메달만큼이나 값진 또 하나의 선물을 받았다. 선물을 보낸 사람은 얀스루드가 광적으로 좋아하는 잉글랜드 축구 선수이자 프리미어 리그 축구팀 리버풀의 주장 스티븐 제라드(Steven Gerrard, 33세)다.
얀스루드는 동메달을 획득한 뒤 가진 인터뷰에서 "오늘 제라드의 등번호와 같은 8번으로 출발했다. 이것이 아마 무언가 의미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리고 노르웨이 TV의 소치 올림픽 특집 T프로그램 '쎈크벨 이 소치(Senkveld i Sotsji)'에 출연하여 제라드에게서 받은 문자 메시지 한 통을 공개했다. 얀스루드의 친구이자 제라드와 한 때 리버풀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노르웨이 축구 선수 욘 아네 리쎄(John Arne Riise, 33세)가 제라드에게 귀띔한 덕분이었다.
"안녕 친구! 징게(Ginge, 제라드가 리쎄를 부르는 호칭)가 말해줬어. 작년에 무릎 수술을 받고 이번 동계 올림픽에서 참가해서 나와 같은 번호를 받고 동메달을 땄다고! 그리고 우리 리버풀 팬이기도 하다면서? 정말로 축하하고, 존경한다고 전하고 싶어. 징게에게 수요일 경기가 끝나면 내 사인이 적힌 유니폼을 너에게 준다고 약속했어. 행운을 빌어 내 친구. - 스티븐 제라드"
실제로 리세가 뛰고 있는 풀럼과 제라드의 리버풀의 축구 경기가 끝난 뒤에 제라드는 그의 약속을 이행했다. 자신의 스포츠 우상에게서 선물을 받은 얀스루드는 노르웨이 TV 채널 TV2를 통해 "내가 가장 좋아하는 선수이자 리버풀의 주장인 그와 함께 자라온 내게 정말 자랑스러운 일이다. 영광이고 감동 받았다. 그의 티셔츠가 도착하길 바라고 있다. 내 벽에 걸어놓을 생각이다"라고 감동을 전했다.
노르에이에 동메달을 안긴 얀스루드는 작년 2월 오스트리아 슈라르밍(Schladming)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끔직한 부상을 당했다. 하지만 그는 굴복하지 않고 1년 반 만에 다시 노르웨이 국가대표로 복귀하여 동메달의 쾌거를 이루었다.
/ 아프톤블라뎃(Aftonbladet) · 정리 = 김동재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