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가 작은 차에서 느끼는 즐거움은 큰 차를 몰 때와는 차원이 다르다. 자동차 메이커 입장에서는 완성도를 높이기 어려운 게 바로 소형차다. 공간의 제약을 극복하고 다양한 요소를 만족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최근 아우디가 선보인 A3는 매우 돋보이는 모델이다. A4 아래에 자리하는 이 차는 폭스바겐 제타급으로, 국산차로 치면 아반떼 정도에 해당한다. 이전에 나왔던 구형 A3 해치백과 비교하면 디자인의 완성도가 한층 높아졌다. A4와 유사한 이미지로 다듬으면서도 A3만의 독창적인 스타일을 갖추는 데 성공했다. 작은 차지만 고급스러움을 잃지 않은 게 가장 돋보인다.
대시보드는 사진으로 볼 때 단순한 느낌이 들었으나 실제로 보니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필요한 기능들을 고루 갖추면서 심플하게 정리한 감각이 괜찮다. 센터페시아에는 공조장치만 뒀고 오디오와 그 외의 기능들은 MMI 컨트롤러로 통합했다. 모니터는 센터페시아 아래에 숨어 있다가 동작할 때만 나온다.
한 가지 흠을 잡자면 그래픽의 해상도가 아우디의 다른 모델들에 비해 많이 떨어져 보인다는 점이다. 휠베이스(앞뒤 바퀴 축간 거리)는 2637mm로, 아반떼보다 63mm가 짧다. 이 때문에 뒷좌석 공간의 여유는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A3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가속성능과 핸들링이다. 150마력의 최고출력은 작은 차체를 이끌기에 충분하고, 6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는 엔진의 회전력을 순발력 있게 받아준다. 특히 저속부터 폭 넓은 구간에서 발휘되는 순간 가속력이 돋보인다.
효율성도 높다. 표시된 도심연비는 15.0km/ℓ, 복합연비는 16.7km/ℓ인데 이번 시승에서는 꾸준하게 13~14km/ℓ를 기록했다. 시내구간이 많았고 연비에 신경 쓰지 않고 달린 것을 감안하면 좋은 편이다.
작은 차체에 비하면 주행 안전성은 매우 뛰어나다. 핸들링은 안정감이 있고 민첩성도 우수하다. 승차감은 중형 세단에 미치지 못하지만 동급에서는 좋은 편이다. 타이어는 피렐리 또는 던롭의 225/45R17 사이즈(다이내믹 모델)가 장착되는데, 차체와의 궁합이 괜찮다.
아우디 A3의 가격은 3750만~4090만원인데, 차급이나 가격으로 볼 때 국내에서는 마땅한 경쟁모델을 찾기 힘들다. 운전의 즐거움을 중시하는 이라면 A3가 만족스러운 선택이 될 것이다.
아우디 A3
작은 차지만 운전의 즐거움은 중형급.
★★★★(평점은 별 다섯 개 만점. ☆는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