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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는 역시 벤츠다'
기자의 지인들이 페이스북에 올리는 글 중에는 이런 내용이 가끔 올라온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자동차 전문가들이 이런 글을 올리는 이유가 뭘까?
곰곰이 생각해보면 답이 나온다. 수많은 차를 시승하지만 역시 최종 결론은 벤츠로 귀결되는 경우가 많았다는 얘기다. 물론, 벤츠가 모든 클래스에서 가장 좋은 차라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뉴 E클래스는 동급에서 가장 믿을만한 선택임이 분명하다. 이번에 만난 뉴 E클래스 쿠페와 카브리올레도 그런 차다.
E클래스 쿠페와 카브리올레는 세단의 파생차종이지만 플랫폼은 약간 다르다. 휠베이스(앞뒤 차축간 거리)가 세단보다 115mm 짧고 트레드도 약간 좁기 때문에 승차감이나 핸들링에서 세단과는 다른 느낌을 준다. 그러면서 쿠페와 카브리올레의 감각도 차별화했다.
E클래스 세단이 말랑말랑한 승차감을 보여주는 반면에 쿠페는 상대적으로 단단한 느낌이다. 고속 핸들링 역시 안정감이 매우 높다. 반면 통통 튀는 느낌도 있기 때문에 단단한 승차감을 싫어하는 이에게는 안 어울릴 수 있다.
이와 달리 카브리올레는 쿠페보다 살짝 부드러운 느낌이다. 지붕을 열고 달릴 수 있는 차의 특성에 맞게 안락함과 여유로움을 중시했다.
겉모습은 개인적으로 세단보다 쿠페/카브리올레의 것이 더 나아 보인다. 범퍼 공기흡입구를 키우고, 앞뒤 펜더의 볼륨감이 풍부한 쿠페와 카브리올레 디자인이 훨씬 더 매력적인 느낌이다.
세단과 다른 핸들링 추구를 위해 휠베이스를 줄인 만큼, 실내공간에서는 손해를 봤다. 그러나 쿠페나 카브리올레는 주로 한두 명이 타는 차이기 때문에 크게 흠잡을 부분은 아니다.
시승차는 두 모델 모두 E350이 배정됐다. V6 3.5ℓ 306마력 가솔린 엔진이 7단 자동변속기와 조합된 파워트레인이다. 엔진의 정숙성과 파워는 동급 최고 수준이다. 강렬한 맛은 없지만 힘이 충분하고, 무엇보다 변속기와의 매칭이 훌륭하다. 덕분에 넓은 구간에서 여유 있는 토크감각을 보여준다.
3.5 쿠페의 복합연비는 9.8km/ℓ로, 같은 배기량의 세단(10.3km/ℓ)보다 떨어진다. 252마력의 세단이 연비를 중시한 반면, 쿠페는 출력을 높이면서 주행의 즐거움에 치중했기 때문이다. 카브리올레는 이보다 더 떨어지는 9.3km/ℓ의 복합연비를 나타낸다. 차체 강성 보강을 위해 쿠페보다 120kg이 무겁게 설계된 탓이다.
뉴 E클래스 쿠페와 카브리올레는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닌 차다. 흔하디흔한 세단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 선택하기 딱 좋은 차들이다. 쿠페는 달리는 즐거움에서, 카브리올레는 오픈 에어링의 즐거움에서 세단이 따라올 수 없는 즐거움을 준다. 물론, 그에 따른 대가는 감수해야 한다. E350 카브리올레는 8490만원, E350 쿠페는 7930만원으로 세단보다 약간 가격이 비싸다. 차급이 정확히 일치하지는 않지만, 아우디 A5 카브리올레나 BMW 4시리즈 쿠페보다 약간 비싸다는 점이 선택을 주저하게 만들 수도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 E350 쿠페
달리는 즐거움을 추구한다면 세단보다 훨씬 낫다. 평점 ★★★★☆
메르세데스 벤츠 E350 카브리올레
오픈 에어링은 매력적이다. 다만 대가가 비싸다. 평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