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증권사의 경영은 어려웠다. 그래서 올 상반기 일부 증권사는 영업점을 폐쇄하는 등 구조조정을 했다. 거래가 급감하면서 수수료 수익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증권사 경영은 이처럼 힘들었지만 오너와 지주사에는 거액배당이 이뤄졌다. 적자를 기록한 현대증권이 440억원이나 배당잔치를 벌인 것이 대표적이다. 외국계인 BNP파리바증권은 배당금 102억원 전액을 해외로 유출했다.
이 같은 결과는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에 고스란히 드러났다.
8일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을 살펴보면 작년 현금배당을 한 증권사 24곳의 총 배당금은 5627억원으로 전년(5402억원)보다 4.2% 늘었다. 하지만 이 기간 당기순이익은 1조6374억원에서 1조1566억원으로 29.4% 줄었다.
현대증권은 작년 21억원 적자에도 현금 444억원을 배당했다. 대신증권은 작년 영업활동으로 172억원 흑자를 내는 데 그쳤지만 387억원을 배당했다.
배당성향을 보면 한국투자증권 113.3%, BNP파리바증권 79.3%, 부국증권 68.4%, 한양증권 67.6%, 유화증권 64.5%, 아이엠투자증권 49.7%, NH농협증권 48.3%, 메리츠종합금융증권 41.8% 등이다.
대우증권 40.6%, 삼성증권 38.6%, 신영증권 37.3%, KTB투자증권 34.2%, 미래에셋증권 29.8%, 우리투자증권 29.5%, 동양증권 28.7% 등으로 적지 않은 수익을 배당했다.
사주나 금융지주가 지분을 많이 보유한 증권사들의 배당성향이 높은 편이었다.
대신증권 최대주주는 이어룡 회장의 아들 양홍석 부사장이다. 지난 3월 말 현재 양 부사장의 보유지분이 6.66%, 이 회장이 1.41%, 이 회장의 딸 정연씨가 1.03%다.
대신증권은 순익이 2011년 907억원에서 작년 172억원으로 감소했지만 배당성향이 56.8%에서 225.5%로 커졌다.
BNP파리바증권은 BNP파리바그룹이 지분 100%를 보유해 102억원의 배당금을 모두 가져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