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회장들이 실적은 미비한데 연봉은 상상 이상으로 많이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금융지주 한동우 회장의 경우는 지난해 30억원에 육박하는 연봉을 받았다. 하루에 약 800만원에 해당하는 일당을 받았다는 것으로 단지 회장이라는 이유로 실적과 상관없이 고액 연봉을 받았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24일 개별 금융지주사와 사업보고서 분석등을 통해 파악한 지주사 회장의 연봉을 보면 한동우 회장은 지난해 고정급여와 단기 성과급을 합쳐 14억3000만원을 받았다. 여기에 13억2000만원에 달하는 장기 성과급을 합치면 총 연봉은 30억원에 달한다.

KB금융지주는 지난해 어윤대 회장과 임영록 사장에게 총 43억6000만원의 보수를 책정했다. 고정급여 및 단기 성과급은 24억9000만원, 장기 성과급은 18억7000만원이었다. 1인 평균으로 따지면 21억8000만원이다.

하나금융은 김정태 회장, 최흥식 사장과 전직 경영진, 계열사 대표 등 임원 7인에게 지난해 29억원 가량의 고정급여와 단기 성과급을 지급했다. 우리금융지주는 지난해 이팔성 회장에게 기본급여 6억원, 성과급 3억원 등 총 9억원을 지급했다.

문제는 금융지주사 회장의 고액 연봉이 실적이 초라한 가운데 책정됐다는 점이다. 어윤대 회장은 우리금융 인수, 이팔성 회장은 우리금융 매각에 각각 실패했다. 한동우 회장은 재임시절에 이익과 주가가 하락했다.

문제점을 인지한 금융감독원은 금융지주와 은행을 대상으로 성과보상체계 모범기준 준수 실태에 대해 내달부터 전수 조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일부 은행을 대상을 들여다 봤더니 문제가 있었다"며 "내달부터 성과보수 체계와 관련해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들여다보는 전수 조사를 처음으로 실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