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를 얻으며 금융권에 지는 빚이 2년새 2.7배 늘었다. 전세가는 오르고 매매가는 하락해 집이 경매로 넘어가면서 세입자의 약 80%가 보증금을 떼이는 등 하우스푸어의 위험이 렌트푸어에게 전가되는 현상도 나타났다.

19일 금융권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세입자들이 6개 시중은행에서 받은 전세자금대출 규모는 8조3500억원으로 2년 전 3조500억원에 비해 이처럼 증가했다.

개별 은행별로는 신한은행이 지난달 말 3조400억원으로 2년 전 9100억원에서 3배 넘게 늘었고 우리은행(9200억원→1조9600억원), 국민은행(8400억원→1조7700억원), 하나은행(2200억원→5700억원)은 2~3배로 늘었다.

농협은행(1300억원→8000억원)과 외환은행(300억원→2100억원)은 6~7배 급증했다.

매매가가 하락하면서 집주인은 물론, 세입자의 피해도 커졌다. 담보가치비율(LTV)이 낮아진 집주인이 대출금을 갚지 못하고 경매로 집을 넘길 때, 경매 낙찰가가 집값보다 턱없이 낮으면 세입자는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다.

경매정보업체 부동산태인에 따르면 올해 수도권에서 임차인을 낀 주택이 경매에 부쳐진 경우 5명 가운데 4명꼴(약 19만 가구)로 보증금의 일부 또는 전부를 받지 못했다.

이 같은 '임차인 미수금'이 발생한 수도권 주택경매 물건은 2010년 5422건에서 지난해 7819건으로 44.2% 증가했고, 올해는 1~5월에만 4043건이 발생했다./김현정기자 hjkim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