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업계가 저금리 속 역마진으로 보유계약가치가 급락하면서 '곡소리'를 내고 있다. 당장 10여년 전에 팔았던 저축성보험 등 고금리 확정상품들의 만기 도래가 현안으로 부각됐다. 2%대의 저금리 환경에서 과거에 팔았던 상품의 계약만기로 7%대의 수익을 챙겨줘야 하는 상황이 시작된 탓이다. 보험사의 기업가치가 하락할 전망이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저금리에 따른 역마진 우려 심화가 생보사 최대 고민으로 떠올랐다. 생보사 관계자는 "2000년 초반에 대거 판매한 고금리 확정상품의 만기가 도래하면 파산위기에 몰릴 보험사들도 나올 수 있다"고 걱정했다.
통상 상당수 보험상품은 10년 이상 장기 기간을 염두에 두고 설계된다. 2000년 초 보험사들은 평균 7%대의 확정금리를 주는 저축보험을 집중적으로 팔았다. 이 상품들은 만기에 약정한 금리로 보험금을 되돌려 줘야 한다.
2000년 초 보험상품 금리 지표물인 국고채 3년 금리는 평균 7%대.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2%대 중반으로 떨어졌다. 10년 사이 3%가 넘는 수익률 격차가 생겼다. 저금리로 보험사들은 돈 굴릴 곳도 별로 없다. 마이너스 수익률을 개선할 방법이 마땅치 않는 상황이 계속됐다.
이는 고스란히 보험사들의 보유계약가치 급락으로 나타났다. 보험사가 갖고 있는 상품들의 평가수익이 떨어진 것이다.
업계 1위 삼성생명은 보유계약가치가 2011년 5조4000억원에서 2012년 2조5000억원으로 53% 감소했다. 이치영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금리가 추가 인하될 것으로 예상돼 보유계약가치의 추가적인 하락도 감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빅3 중 하나인 한화생명은 보유계약가치가 82.1%나 급감했다. 20011년 1조5690억원이던 보유계약가치가 투자수익률 하향에 따라 2012년 2810억원으로 뚝 떨어진 것. 강승건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의 금리 수준을 감안할 때 짧은 기간 안에 투자수익률 상향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를 기대하기 힘들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