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우 우리금융지주 회장 내정자는 23일 우리카드 본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우리금융 민영화에 걸림돌이 된다면 회장직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자신의 직을 내걸을 정도로 민영화 추진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힌 것이다.
이날 이 내정자는 "우리금융 민영화 로드맵에 따라 조속히 민영화가 추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 "전 직원이 바라는 것은 민영화인데, 민영화 추진에 제가 걸림돌이 된다면 임기에 관계없이 회장직을 내려놓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조속한 민영화를 첫번째 원칙으로 제시한 이 내정자는 그러나 민명화 방식에 대해서는 금융시장의 일반적인 시각과 입장을 달리했다.
"합병만이 유일한 민영화 방안은 아니다"라고 말한 것. 이 내정자는 "합병도 민영화 방안이 될 수 있지만 다들 만족하는 방안도 있을 수 있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이는 금융시장에서 KB금융지주와의 합병을 가장 유력한 우리금융 민영화 방안으로 보는 것과 비교되는 발언이다.
아울러 이 내정자는 우리금융의 조기 매각을 위해서는 기업가치를 제고해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이 내정자는 "(입행한 지) 37년만에 우리금융 회장에 내정됐다는 것은 개인적으로 커다란 영광"이라면서도 "하지만 민영화를 포함한 산적한 과제를 수행해야 된다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
이 내정자는 "여러 차례에 걸쳐 민영화를 시도했지만 (무산됐다) 현재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최적의 방안이 수립되면 그 틀에서 우리금융 미래와 금융산업의 발전을 위해 적극 실천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민영화의 최우선은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인데, 이를 위해서는 기업가치가 높아져야 한다"면서 "계열사간 시너지 확대와 신 수익 창출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또 "그룹 자체도 회장에 집결돼 있는 권한을 계열사로 옮겨 계열사 책임경영체제를 확립해 선진화된 그룹의 지배구조를 만들도록 하겠다"고 부연했다.
지주 회장과 은행장의 겸직과 관련해서는 "그룹의 이익을 극대화해 가치를 높이는 차원에서 회장이 행장을 겸임하는 게 훨씬 낫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