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전 외환은행 탄현지점에서 변동금리로 주택담보대출 6500만원을 받은 최경애(72·여)씨는 이달 말 대출연장을 앞두고 고정금리 변경을 검토하다 포기했다. 고정금리가 변동금리 보다 1% 가까이 더 많은 이자를 내야하기 때문이다. 외환은행 대출담당직원은 최씨에게 "5월 현재 4.65%인 금리를 월 10만원 이상·1년짜리 정기적금 가입하면 (변동금리를) 3.7%대까지 낮춰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씨는 "현재 4.65%의 금리를 적용받고 있는데, 지난 1년 동안에만 5.38%에서 1% 가까이 금리가 떨어진 깃"이라며 "3.7%라면 변동금리가 훨씬 유리하다"고 말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장금리가 계속 낮아지면서 고정금리 갈아타기가 줄고, 변동금리를 유지하는 움직임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최근 10개월 사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세 차례에 걸쳐 0.75%나 인하하면서 지난해 한창 장기고정금리 대출 바람이 불 때 그 바람을 탄 대출자들이 되려 변동금리 전환을 알아 보고 있다. 변동금리 대출의 기본 금리로 활용되는 코픽스가 거듭 하락세를 보인 덕분이다.
이에 따라 장기 고정금리 상품인 적격대출 판매가 먼저 주춤해졌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기준 2조원에 달했던 적격대출 판매 실적이 지난 달에는 8000억원에도 못 미칠 정도로 급감했다"며 "최저 변동금리가 적격대출 상품의 고정금리보다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은행권에서는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내려간 가운데 고정금리 대출은 오르는 등 금리차가 최고 1%포인트 이상 벌어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여기에 앞으로 2%대의 변동금리 대출 상품 출시도 예상되고 있어 한동안 변동금리가 대세를 이룰 전망이다.
이는 적격대출 부진에 이어 신규 고정금리 대출 비중도 줄어든 데서도 확인된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말 50%를 넘어섰던 전체 가계대출 가운데 신규 고정금리 대출 비중이 올 2월에는 38.9%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