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가에서 외화예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엔저와 원화·미달러 강세가 지속되면서 여행, 유학 등 해외에 나가는 이들을 중심으로 외국환 보유가 중장기적으로 유리하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또 개인투자자들도 국내 주식시장 침체와 저금리 환경 속에서 분산투자 관점으로 외환을 다시 보는 중이다.
시중은행들도 외화예금 출시로 재미를 보고 있다.
14일 외환은행은 지난 주말 출시한 외화공동구매정기예금(13-2차)의 시판이 순항 중이라고 밝혔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실적 집계는 못했다"면서도 "두번째 상품인데, 잘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월 시판에 성공했던 외화공동구매정기예금(13-1차)의 실적을 넘어설 것이란 기대다. 13-1차 상품은 360여계좌에 1700만 달러의 가입실적을 올렸다.
이 관계자는 "해외 여행 및 유학자금을 송금 할 개인들의 분할매입이라고 보면 된다"며 "이율을 더 많이 받을 수 있고, 환리스크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리은행은 엔화 변동성에 투자하는 '우리 챔프 복합예금(원/엔)' 상품을 2월 출시한데 이어, 3월·4월에도 연이어 내놓았다. 엔화 환율에 투자해 최고 연 7% 수익률이 가능한 환율연계예금으로 호응이 늘었기 때문이다.
한채형 상품개발부 차장은 "2월 출시 상품만 100계좌 이상 팔렸다"며 "코스피와 반대로 가는 엔화에 대한 투자는 환헷지의 역할이 있고, 원금까지 보장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흐름에서 국내 거주자 외화예금 잔액은 4월말 기준 348억4000만 달러로 전달에 비해 12억 달러나 늘었다. 하혁진 한국은행 국제국 자본이동분석팀 과장은 "개인예금도 늘었다"며 "자금수요 증가 때문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