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4 재보궐 선거'가 보름여 앞으로 다가왔다. 재보선 실시 지역은 국회의원 3곳과 기초단체장 2곳 등 모두 12개 선거구다. 비록 선거구 수는 적지만 박근혜 정부 출범 후 처음 치러지는 전국단위 선거라는 점에서 의미는 작지 않다. 정부조직개편 과정에서 드러난 정치력 부재, 인사 난맥상, 북한의 도발 위협에 대한 위기대응 능력 등 새 정부 초기 국정운영에 대한 국민의 평가를 가늠할 풍향계의 성격을 띠고 있다. 선거 결과에 따라 박근혜 정부 의 국정 추동력이 강해질 수도, 또는 약화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선거 이후 여권과 야권을 비롯한 정치권 전반의 세력 지형도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는 점을 지나칠 수 없다. 국회의원 재보선 3개 선거구는 서울 노원병과 부산 영도, 충남 부여?청양이다. 후보들의 면면이 간단치 않다. 서울 노원병에는 안철수 후보가 무소속으로 나섰고, 부산 영도와 충남 부여?청양에는 각각 새누리당 김무성 전 의원과 이완구 전 충남지사가 출마했다. 하나같이 국회에 입성하면 야권 재편의 핵심이 되거나 여권 내 권력 판도 변화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인물들이다.
새 정치를 기치로 지난해 대선전에 뛰어들었다 중도 사퇴한 안철수 후보의 당선 여부가 특히 주목된다. 안 후보가 국회에 입성할 경우 민주당 중심의 야권은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안 후보가 독자 신당 창당을 통해 자신이 대표주자로서 범야권을 아우르는 새로운 정치 세력을 키워나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현재의 판세로 본다면 안 후보의 꿈은 현실화할 가능성이 크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 허준영 후보에 다소 앞서 있다. 하지만 떨어지면 그의 새 정치에 대한 꿈은 하루아침에 사라질 수도 있다.
차기 당권 후보로 거론되는 친박(親朴)계 김무성 후보의 원내 진입 여부도 관심사다. '친박계 좌장'이던 김 후보는 한때 '노선 차이'로 박근혜 대통령의 눈 밖에 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대선 과정에서 공을 세움으로써 신임을 되찾았다. 그가 당선되면 당의 중심축으로서 친박계의 구도는 물론 새누리당 전체의 권력 지형에 변화의 소용돌이를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충남 부여·청양의 이 후보도 당선되면 충청권의 맹주로 부상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지며 여권 세력의 한 축이 될 수 있다. 과연 이들 '거물'들이 유권자의 심판을 무사히 통과해 '여의도 입성'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인지, '4.24재보선'에 쏠린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다. /현이윤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