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요자 혜택으로 부동산 거래 기반을 확대해 신규수요 창출을 기대할 수 있다. 단 하반기에 본격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이고, 미풍일 수도 있다". 박근혜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종합대책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간단히 요약하면 이렇다.
1일 정부는 보편적 주거복지와 세제혜택을 위주로 한 '서민 주거안정을 위한 부동산종합대책(4·1대책)'을 발표했다. ▲첫 주택 구입시 총부채상환비율(DTI)규제는 물론 담보인정비율(LTV) 완화 및 취득세 면제▲미분양 주택·신축주택 양도시 양도세 감면 ▲다주택자의 양도세와 취득세 감면 혜택 등이 포함됐다.
시장에서는 일단 환영의 반응이 주류를 이뤘다. DTI·LTV 일부 완화 등도 포함돼 있어 시장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1일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전향적인 정책으로 신규 수요 끌어 들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함 센터장은 "특징적인 것을 뽑아보면 현 정부의 스텐스가 공급확대 일변도에서 케이스바이 케이스 등 시장의 자정기능을 높이고 민간 수요를 장려하는 방향성을 잡아주는 쪽으로 괜찮다"고 말했다.
이어 "매도에서 취득까지 세금을 거의 안 낼 수 있다"며 "실수요자의 거래를 도력하는 것에 도움이 될 듯 하고, 쌍끌이라고 신규 주택과 미분양 모두 적용할 수 있는 쌍끌이 정책이어서 (시장에 주는 영향이) 고강도 일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세부담 완화로 주택구매의 진입장벽을 낮출 것"이라는 기대를 나타냈다. 이 연구원은 "취득세 감면 등은 수요기반을 확대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며 "특히 주택시장 회복을 위해서는 구매력 있는 부유층의 주택 추가구매가 수반돼야 함을 고려할 때 다주택자의 양도세와 취득세 감면 혜택은 실효성이 높아 보인다"고 평가했다.
한투증권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이번 대책의 실행으로 다주택자의 세부담은 현행 대비 약 51% 이상 절감되는 것으로 분석됐고, 실수요자의 생애 최초 주택구입시 세부담은 미분양 구매가 아니더라도 거의 없어질 것으로 봤다.
이 연구원은 "장기적으로 세제 혜택과 서민주택 구입시 대출부담 완화는 실수요자의 수요를 촉진시킬 수 있는 요인"이라며 "급매물이나 저가 주택 위주의 거래량 증가와 분양시장 개선을 기대할 만 하다"고 부연했다.
안소형 닥터아파트 리서치 팀장은 기대감 속에서도 "하반기에 본격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안 팀장은 " 지난해 취득세의 한시적 감면조치가 시작했을 때 연말에 영향을 준 것처럼 이번에도 바로 시장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일며 "현재 관망세를 유지하는 부분도 있고 거래 공백도 있기 때문에 대책이 진행되는 것을 보고 분위기 보고 움직이면 하반기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4월에 시행되면 6, 7월 이후에 영향을 줄 것"이라며 "정부가 노력을 하는 것이어서 하반기에는 분위기가 완화는 될 것 같다. 분위기는 살아나지 않을까 싶고, 그러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신중론도 있다.
김미선 부동산써브 선임연구원은 "실수요자 중심으로 유지하는 것이지, 부동산 거래를 활성화하는 것은 아니여서 시장에서 큰 영향을 줄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혜택을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사람들이 돈이 없는 상황에서 이 혜택을 보려고 집을 사지는 않을 것"이라며 "(부동산 시장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이날 경매법정에는 많은 수의 사람들이 모이고 낙찰이 많이 되면서 활기를 띄는 모습이었다.
이날 부동산경매 전문업체 지지옥션은 아파트와 다세대 등 주거용 부동산에 대한 낙찰가격도 상승해, 새 정부와 새 부동산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1일 경매가 열렸던 동부지방법원,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인천지방법원 3곳의 낙찰률과 낙찰가율을 살펴보면 아파트의 경우 낙찰률이 47.6%로 1분기 평균 41.8% 보다 5.8%포인트나 높고 낙찰가율은 80%를 넘어서 81.1%를 기록했다.
1월부터 3월까지 올해 1분기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 77.8%보다 3.3%포인트 높아졌다. 아파트와 연립·다세대를 모두 포함한 주거시설의 경우에도 낙찰가율이 올해 1분기 평균 73.8%에서 5.6%포인트 상승해 79.4%를 보였다.
일부 아파트에는 20:1이 넘는 경쟁률이 나오기도 했다.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의 무지개마을아파트(85㎡) 경매에는 23명이 몰리면서 감정가 4억6000만원의 89.1%인 4억1000만원에 낙찰됐다. 동일면적의 아파트가 작년 7월에는 3억8700만원에 낙찰됐던 것과 비교하면, 2300만원 가량 높게 낙찰됐다.
지지옥션 강은 팀장은 "부동산 침체로 마의 벽처럼 느껴지던 수도권 아파트 낙찰가율이 80%선을 오늘 넘겼고, 낙찰건수도 늘어나면서 모처럼 활기를 띄고 있다. 가격이 많이 떨어진 경매물건들의 소진에 가속이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