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인생충전기
안은영 지음/해냄 펴냄
난 게으른 사람이다. 그게 좋다고 생각한다. 18년 직장 생활을 그만두고 전업 작가의 길에 나선 안은영은 게으름의 길을 스스로 선택했다. 안 작가를 17일 경복궁 인근에서 만났다.
-전업작가로 나선 1년이었다
=작가를 하려고 나온 것은 아니었지만, 글을 쓰려고 한 건 맞으니까 틀린 것도 아니다. 여유가 생기고 게을러지고 사고도 느려지고, 반면 마음은 굉장히 풍요로워졌다.
-출판사에서 '2030 여성들을 위한 멘토링'이라고 소개했다
=멘토링도 간지럽고, 출판사에 '내 코가 석자인데 무슨 멘토냐'고 어필한 부분이기도 하다. 다만 '난 당신과 정말 다르지 않아요'라고 말하려 했다. 내가 누군가에게 듣고 싶은 이야기이기도 하고.
(출판사는 '40만 독자들에게 일과 사랑에 관한 멘토로 활동해 온 작가의 담백한 인생 충전법'이라고 썼다. '뭘 하기보다 어떤 존재로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작가의 고민이 녹아 있다고 덧붙였다.)
-인생경험이면서 35종의 책에 대한 이야기다
=책은 내게 강요하지 않았다. 또 책을 읽는 행위, 사러 가는 행위, 뭐가 됐든 움직이는 것이다. 몸을 움직이려면 마음이 먼저 움직여야 하니까. 책을 읽는 것은 최소한의 움직임이지 않나.
-'옷장을 덜어내는 일이 내 스타일을 만드는 지름길'이라는 표현이 나온다
=(퇴사 후에) CD와 책을 (중고시장에다) 팔았다. 그러다 보니 내가 좋아하는 책들이 보이더라. 쌓여있고 정체된 것만큼 우울한 것이 없다. 차라리 헐렁하게 두면 그 사이로 무언가를 채워야겠다는 마음의 공간이 생긴다. 옷도 그렇다. 버리면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만 남게 된다.
책 속에 저자는 "바쁘게 돌아가는 일과로 숨이 턱밑까지 차오른다면…쫓기듯 살다 보니 삶에 빨간 불이 들어왔다는 느낌에 '동작 그만!'이라는 소리가 들려온다면, 그때는 바로 인생에 충전이 필요한 때"라고 적었다. 동·작·그·만, 책을 집어 들어 보자. 책은 독자들에게 강요하지 않는다.
/김지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