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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유통일반

<화제의 책>1987

▲ 1987



1987

하창수 지음/호메로스 펴냄

굴곡진 한국 현대사를 배경으로 삼은 장편소설 '1987'은 원고지 3000매 분량의 장편으로 여러 해에 걸쳐 쓴 작품이다. 작가 스스로 "무협지스럽지?" 라고 물을 만큼 활극이 충만하고 추리적 요소가 양일한 스토리텔링이 강한 소설이란 점에서도 하창수 문학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할 수 있다.

이 책은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 6.29 선언, 야당후보 결렬을 비롯해 3당합당 등을 먼 배경으로 삼아 정치적인 공기를 깔고 시작된다. 하지만 작가는 암시만 줄 뿐 시대적 사건을 구체적으로 다루지는 않는다. 소설 속 인물들은 주요 사건에 연루돼 있지만 소설은 철저히 개인사를 통해 시대를 바라본다. 그들의 개인사는 3대에 걸친 조상들의 인연으로 연결되며 하나의 이야기는 꼬리를 물고 다음 이야기로 넘어간다. 그러면서 시대를 초월해 소설 속의 인물들은 끊임없이 자신을 향한 두 가지 질문을 던진다. "나는 누구인가?" 그리고 "나의 적은 누구인가?"

적이 누구인지에 대해 던지는 질문은 결국 "나는 누구인가?" 라는 질문으로 환원된다. '누가 적인지 알 수 없다'는 작중 인물의 고통스러운 외침은 지금의 세태를 가장 명확하게 보여주는 말이기도 하다. 세상에는 적도 없고 동지도 없다. 오늘의 적이 내일의 동지이고 친구의 동지가 나의 적이 된다. 소설속 두 주인공인 윤완은 소설가이고, 선우활은 테러리스트다. 이처럼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인물들이 마주치고, 교수 출신의 야당 당수, 권모술수의 화신 같은 경찰 간부, 최고급 정보를 다루는 주요 일간지 신문기자, 딜레마에 빠진 북한 외교관들, 운동권 출신의 지방대학 강사, 민완 수사관 등이 정치와 주먹 세계의 비장과 잔학이 굴곡진 스토리에 어울리게 복잡하게 얽혀서 굴러간다. 추리적 긴장감이 소설 전체를 지배한다. 그러면서 역사적 사실의 행간과 이면에 숨어 있는 찾아가는, 거기에 무엇이 있었는지를 찾아가는 소설이다.

/김지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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