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투자들이 매번 주식 투자에서 돈을 날리지 않으려면 증권사 리서치의 조언을 귀담아 듣거나 배당수익률이 좋은 종목에 투자하는 가치투자 원칙을 지키는 등의 투자 습관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시장에서 오래 소외됐다가 최근 실적 개선을 이룬 종목(장기소외주) 또는 국내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체급이 비슷한 해외 대형종목에 눈을 돌리는 방안도 제시됐다.
오현석 삼성증권 연구원은 11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간담회를 갖고 개인투자자들이 증시에서 매번 실패하는 이유를 조목조목 짚으며 이같이 밝혔다.
오 연구원은 최근 3년간 투자주체별 매매성과를 조사한 결과 기관은 매년 시장 대비 초과수익을 냈고 외국인은 이중 2년간 초과수익을 냈다고 전했다. 개인은 3년 연속 시장 수익률보다 부진한 성과를 보였다.
오 연구원은 개인투자자들의 이같은 실패는 군중심리에 잘 휩쓸려 비합리적 선택을 하는 투자 습관에 기인한다고 지적했다.
먼저 개미들은 저가주를 선호하는 현상은 '착시효과' 탓으로 봤다. 최근 6년간 개인투자자들의 평균 매수단가는 9260원으로 1만원이 넘지 않는 종목이 주를 이뤘다. 반면 기관과 외국인의 경우 4~5만원대로 평소 투자 종목을 선택할 때 개인보다 약 5배 비싼 주식을 사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오 연구원은 "개인투자자들은 150만원짜리 고가주를 20주 갖고 있는 것보다 5000원짜리 저가주를 6000주 갖고 있는 편을 선호한다"며 "주식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 일종의 착시효과 때문인 것으로 보이는데 저가주는 일반적으로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 경우가 많다"고 조언했다.
이어 "특히 액면가 이하로 거래되는 종목은 조심해야 하는데, 종종 개인투자자들이 저가주에 집착하는 경향을 보인다"며 "'싼게 비지떡'이라는 말도 있듯이 액면가 이하로 거래되는 주식이 상장폐지될 가능성은 그렇지 않은 주식에 비해 5배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개인투자자들은 포트폴리오 관리 측면에서도 개선할 점이 있다. 포트폴리오에서 수익이 조금이라도 난 종목부터 팔기 시작해서 결국에는 손실을 본 종목만 남기는 실수를 저지르는 경우가 잦다는 지적이다.
또 종목의 주가가 오르기 시작할 때 서둘러 팔고 떨어지기 시작할 때 뒤늦게 매도하면서 손실 폭을 키우는 측면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 종목에 지나치게 집중 투자하거나 자기 소신 없이 주위 정보에 의존해 여러 종목들을 두서없이 사들이는 투자사례도 경계했다.
오 연구원은 "'너만 알고 있어'란 주위의 말에 무려 30~40개 종목의 주식을 바구니에 담은 개인투자자들도 있다"며 "이밖에 '모 아니면 도' 식으로 억대 투자금을 단일 종목에 몰빵하는 경우에도 시장 대비 수익률이 부진한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트레이딩 측면에서는 개인투자자들의 거래가 불필요하게 자주 이뤄지고 있다고 봤다. 오 연구원은 "시가총액 대비 투자자별 연간 회전율을 보면 개인이 기관이나 외국인과 비교해 2~3배 높다"며 "개인의 연간 거래량이 한국거래소 상장사의 시총을 넘어서는 수준에 달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개인투자자들이 낮은 거래수수료 수준에 주식 거래비용 인식을 잘 하지 못하는 데다, 투자자 보호를 위한 상한가·하한가 제한이 오히려 과도한 ·투기를 유발한다는 분석이다.
오 연구원은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수익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4가지 대안을 제시했다. 먼저 증권사 리서치가 제시하는 추천주와 포트폴리오 구성을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두번째로는 미국에서 보편적으로 자리잡은 가치투자를 꼽았다. 직전 연도 증시에서 배당수익률이 가장 높은 종목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등의 방식이다. 오 연구원은 "이 경우 연간 수익률이 시장 대비 좋게 나오는 경우가 많다"며 "코스피200 종목을 중심으로 가치투자를 한 결과 지난 2009년부터 현재까지 시장 대비 아웃퍼폼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으로는 장기소외주에 투자하는 역발상 투자를 권했다. 가령 코스피200 종목 중에서 개별 기준에 부합하는 종목을 추려 포트폴리오를 구성해봤더니, 수익률 측면에서 양호했다는 설명이다.
또 국내 주식 중 삼성전자만 믿을 만하다는 개인투자자들에게는 글로벌 대형주로 눈을 돌릴 것을 조언했다.
오 연구원은 "국내 증시에서 NHN에 대한 해외 증시의 대안은 구글이 될 수 있고, 은행주에서도 마찬가지로 국내 은행종목이 아니라 미국 씨티그룹이나 BOA, 소비재주 중에서는 국내 아모레퍼시픽 대신 유럽 로레알, 자동차중에서는 현대차 대신 독일 폭스바겐에 투자하는 방법 등이 있다"면서 "향후 2~3년 안에 국내 증권사의 해외주식거래 시스템이 개선될 전망이므로 대형주를 선호하는 개인투자자들은 국내와 글로벌 대형종목을 한 포트폴리오에 함께 구성하는 방법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