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들이 또 신규 가입자의 보험료를 올린다. 저금리 기조 고착화로 자산운용의 수익률이 떨어진다는 것이 이유다. 하지만 업황 변화를 보험료 인상으로 타개하려는 손쉬운 경영에 대한 비판이 만만치 않다. 또 보험료 인상은 '절판 마케팅'에 악용될 우려도 크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사 회계연도가 시작하는 다음 달부터 '표준이율'이 0.25%포인트 내린 3.50%로 하향 조정될 전망이다.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 하향 조정이다. 표준이율이 0.25%포인트 떨어지면 5%의 보험료 인상 요인이 발생한다.
표준이율 조정에 맞춰 삼성생명, 교보생명, 한화생명, 삼성화재, 현대해상, 동부화재 등 대형 보험사들은 보험료 인상을 준비 중이다.
한 대형 손보사 관계자는 "통상 회계연도가 시작할 때(4월에) 보험료를 많이 조정한다"면서 "표준이율이 내리면 보험료가 오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른 대형 손보사 관계자도 "질병보장 관련 상품의 보험료가 5~10% 오를 것"이라고 밝혔다.
표준이율 하락으로 보험료가 줄줄이 오르는 가장 큰 원인은 저금리 기조가 고착화됐기 때문이다.
표준이율이란 보험사가 보험금을 주려고 확보한 돈(책임준비금)에 붙는 이율을 말하는데,여기에는 보험사의 자산운용 수익률로 직결되는 시중금리 추이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표준이율 하락과 함께 보험사들의 고질적인 경영 행태도 보험료 인상 원인으로 지적받는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자금을 더 투입하는 대신 보험료를 올려 수익성 악화를 손쉽게 메우려는 자세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보험사들이 보험료 인상을 구실로 삼아 곧 가격이 오른다고 선전하는 절판 마케팅이 다시 판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다음 달부터 보험료 인상 예정을 내세워 본격적인 절판 마케팅이 벌어질 것"이라며 "일부 보험사에서는 그런 움직임이 이미 시작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