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오 정부가 현지 카지노 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할 것이란 소식에 관련 업체들의 주가가 급락했다고 블룸버그가 19일 보도했다. 다만 증시전문가들은 현금이 풍부한 마카오 카지노 산업의 특성과 중국 본토인들의 관광 급증 등을 이유로 앞으로도 견조한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달 들어 마카오 카지노 주가는 정부의 규제 소식에 약세를 면치 못했다. 정부가 홍콩 범죄조직인 삼합회와 연관된 정킷(junket·겜블링 여행) 운영사를 곧 단속할 계획이라는 지난 5일 런던타임즈 보도 이후 해당 업체들의 주가가 급락했다.
마카오의 도박 운영업주들은 정부의 단속 소식을 들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마카오의 '도박왕' 스탠리 호의 아들인 로렌스 호는 지난주 중국 춘절 연휴 동안, 자신이 운영하는 카지노가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고 전했다. 홍콩의 오락재벌 은하그룹의 루이 회장이 운영하는 마카오 갤럭시 역시 춘절 기간에 만원석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런던에 위치한 기네스애킨스자산운용의 에드먼드 해리스는 "마카오 카지노 산업은 현금 창출력이 매우 높으며 테이블 등을 통한 실질적인 확장이 진행되고 있다"며 "정부 규제는 산업의 일부에 불과하며, 여전히 카지노 산업을 매력적인 투자 대상으로 본다"고 전했다.
싱가포르 소재 골드만삭스자산운용의 살만 니아즈 채권 매니저는 "이같은 조정과 정부 규제는 장기적으로 봤을 땐 카지노 산업에 긍정적인 요소"이라며 "활용이 제한된 풍부한 잉여현금흐름이 있다는 측면에서 단기적으로 이들 업체의 신용도가 실질적으로 저하될 가능성은 별로 없다"고 내다봤다.
캐나다 토론토에 위치한 CI인베스트먼트의 케빈 맥스위니는 "이같은 규제가 주요 리스크가 될 수 있지만 해당 업체들의 펀더멘탈에는 어느 정도의 압박만 가할 것"이라며 "마카오는 끊임없이 성장하는 허브 지역"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마카오 특별행정구(SAR) 정부는 지난 7일 정킷 운영사의 합법화와 도박 관련 범죄에 대한 법 집행 등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홍콩 소재 캐피탈증권의 란티스 리 연구원은 "시진핑 주석이 이끄는 중국 5세대 지도부가 다음달 공식 출범한다"며 "사치풍조를 억제하고 부패를 척결하겠다는 시진핑 지도부 하에서 마카오 해당 업체들은 단속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마카오 카지노 산업은 견조한 업황을 기록하고 있다.
크레디트스위스가 집계하는 아시아 카지노 채권 지수는 지난 2011년 9월 이래로 매달 계속 올라 올해 1월에는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미국의 경쟁 카지노 채권 지수를 지난해 5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상회했다.
마카오 사행산업감찰협조국(Gaming Inspection and Coordination Bureau)에 따르면, 지난해 마카오 카지노 산업의 매출은 380억달러로 미국 라스베가스의 62억달러를 6배 이상 능가했다.
CLSA는 오는 2020년까지 마카오의 카지노 산업 매출이 연간 10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골드만삭스자산운용은 마카오 카지노 산업의 채권이 지난 16개월간 상승 랠리를 이어왔으며 향후 정부 규제 강화에도 이같은 추세는 꺾이지 않을 것으로 평가했다.
최근에는 중국 본토인들이 마카오의 새로운 관광객으로 떠올라 카지노 산업의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지난 10일부터 16일까지 일주일간 이어진 춘절 연휴 동안 마카오를 찾은 관광객은 총 99만4192명으로 지난해 춘절(1월)과 비교해 21% 늘었다. 이중 중국 본토인이 3분의 2나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