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코스닥 시장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이 크게 늘었다. 각종 테마주 열풍의 진원지인 코스닥에 투기자금이 몰려드는 것이어서 시장의 질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졌다.
1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코스닥 시장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올해 들어 하루평균 1조7661억원 수준을 보이고 있다. 세계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6199억원에 비해 184.9%나 늘어난 금액이다.
코스닥 지수가 2009년 초 이후 500선 주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현상이다.
전문가들은 코스닥 시장의 변동성이 크다는 점을 노린 투기 자금의 유입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결국은 투기"라며 "신용을 쓰면 자기자본의 2∼3배까지 투자가 가능한 데 상한가를 치면 하루에도 자기자본 대비 거의 50% 가까운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이엠투자증권 임노중 투자전략팀장은 "이런 추세는 테마주와도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작년 코스닥 시장의 월별 신용거래융자 금액은 18대 대선 직전인 11월 하루평균 1조8540억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대선 테마주 열풍과 흐름을 같이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자금이 언뜻 거래 활성화에 도움을 주는 듯 보이지만 결과적으로는 시장의 질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경고했다.
만기 전에 원금을 회수해야 하기 때문에 투기성을 띨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작년 주식시장을 휩쓸었던 대선 테마주 광풍처럼 실적과 무관한 급등락을 유발해 다수의 개인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손해를 끼치기 때문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제정책팀 이기웅 부장은 "우리나라는 레버리지(차입투자) 확대에 굉장히 관대한 면이 있는데 적정 한도에 대한 더욱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