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들이 지난 4년 동안 몸집만 키웠지 수익성 개선을 위한 노력에는 게을리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증권사는 최근 3년 동안 수익성이 4분의 1로 쪼그라들었다. 이는 해외 IB의 수익성에 비하면 6분의 1수준에 불과하다. 증권관계자들은 증권사의 경쟁력 강화를 외면한 지나친 규모 확장은 국가경제에도 위험요소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의 자산 규모는 2008년과 비교해 두 배가까이로 커졌다.작년 9월말 국내 증권사의 자산총액은 269조 7125억원으로 2008년 같은 시기의 141조 1423억원보다 1.9배로 증가했다. 국내 은행(특수은행 제외)에 대한 증권사 자산 규모 비중은 12.1%에서 21.4%로 확대됐다.
증권사의 전체 자산 규모가 늘어난 것은 대형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대규모 유상증자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정부는 대형 IB 육성을 핵심 내용으로 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에서 증권사가 IB 자격을 얻으려면 자기자본금을 3조원 이상 확보토록 했다.
금감원은 국내 증권사의 수익성 지표인 총자산이익률(ROA)은 2009 회계연도 2분기(7∼9월)에 0.95%로 집계됐는데 이는 작년 같은 기간에 0.21%로 급락했다. 해외IB의 ROA도 2009년 1.98%에서 작년 1.32%로 줄었지만 작년기준 ROA는 국내 증권사의 6배가 넘는다.
해외IB와 국내 증권사간 ROA 격차는 2009년 2.08배에서 작년 6.28배로 최근 3년간 점점 더 벌어져 왔다.
경제개혁연구소 위평량 연구원은 "2008년 미국에서 촉발된 세계금융위기의 원인도 따지고 보면 투자은행의 무분별한 확장에서 찾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위 연구원은 "국내 증권사를 대형 IB로 키우겠다는 것은 이미 실패한 시스템을 국내에 도입하겠다는 것으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