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과 보험, 증권사 등 국내 금융권이 30여년 만에 처음으로 '저축 권장하기' 공동 캠페인에 나선다. 총저축률 30.4%, 가계 저축율 2.8%의 성적표가 보여주 듯 낮은 저축률에 금융권이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고 있고, 가계의 가처분 소득이 낮은 상황에서 공동 캠페인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와 금융투자협회,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 저축은행중앙회는 오는 8~9일 서울역 등에서 세제 혜택이 있는 저축 상품을 소개하는 홍보물을 배포하면서 국민의 협조를 당부할 계획이다. 용산역, 강남 고속버스터미널, 동서울터미널, 남부터미널 등에서 저축 상품을 안내하는 자료를 10만장 정도 뿌릴 예정이다.

신한은행, 국민은행, 삼성생명, 교보생명, 삼성화재, 동부화재, 현대해상 등 대형 금융사들은 저축 유도 상품을 일선 창구에서 적극적으로 홍보해 저축률 제고를 유도할 계획이다.

금융권이 단합해 저축률 끌어올리기 캠페인을 한 것은 개발연대인 1980년대 이후 처음이다. 이번 조치는 우리나라 총저축률이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30.4%를 기록하며 1982년 3분기(27.9%) 이래 가장 낮아졌기 때문이다.

저축률 하락은 여러가지 문제를 야기하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우선 저축은 투자의 재원이므로 저축률이 하락하면 투자 여력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 이는 장기적으로 성장잠재력의 하락으로 나타나게 된다. 또 저축률 하락은 소비 여력의 감소와 직결돼 내수 위축을 초래하고, 이에 따라 경기의 변동성 역시 증가하게 된다. 아울러 국내에서 조달할 수 있는 재원이 부족해지면 모자라는 재원을 해외에서 조달할 수밖에 없게 되는데, 이는 자본의 해외의존도가 증가해서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가중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금융권의 호소가 저금리 지조 속에서 국민들에게 먹힐 수 있겠느냐는 우려도 나온다. 저축을 통한 수익 창출을 기대하기 어려운데다 집값 하락 등으로 하우스푸어가 속출해 주택담보 대출금 갚기도 버거운 상황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