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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유통일반

<신간>꿈꾸는 베란다

▲ 꿈꾸는 베란다



꿈꾸는 베란다

전유정 지음/문학사계 펴냄

버려진 사과 상자와/스티로폴 상자를 가지고/베란다에 텃밭을 만들었다//도시의 농부가 되어/어릴 적 시골 마당가에 엄마가 키우던/봉선화 채송화 맨드라미와/상추. 쑥갓, 실파, 고추를 심었다…(하략).

전유정 시인은 드라마 작가다. 드라마는 소설 같은 서사문장으로 이루어진다. 서사문에서 익힌 기법이 시에서도 드러나 있다. 롱펠로가 말한대로 전유정 시인은 고난의 바람으로 인해서 그윽한 시의 소리를 내고 있다. 이 시인이 평온무사했다면 이 시집은 태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견디기 힘든 고통을 통해서 삶의 희열을 노래할 수 있게 됐다는 진리를 터득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희로애락이라는 경험의 보석을 잘 다듬어서 독자의 심금을 울리게 됐다. 전유정 시인은 베란다에서 꿈구기를 시도한다. 도시 문명사회에서 둥우리를 틀고 사는 시인이 스티로폼 상자라는 문면사회의 잔해에 흙을 채우고, 꽃과 소채를 심어 가구는 재미를 누리고자 한다. 이 같이 베란다에 정원을 꾸밈으로써 이런 '꽃꿈'이나 '소채의 꿈'을 가꾼다는 이야기는 신선한 충격을 준다. 여기에서 주목되는 마지막 결구는 시로 쓸쓸히 자란다는 표현이다. 팽배한 물질문명의 잔상에서 식물성 사물을 경작하고, 그 사물에서 시를 살려내는 재미를 누린다고 하는 시에의 전이 유추라고 할 수 있다.

/김지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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